국정교과서 집필진, 달랑 '고대사 2명'만 공개

기자회견장엔 신형식만 참석, 최몽룡은 제자 만류에 불참

2015-11-04 11: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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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편찬위원회는 4일 국정 국사교과서 필진으로 달랑 2명만 공개했다. 그마저도 기자회견장에는 1명만 참석했으며, 이들은 모두 교단을 떠난지 오래된 고대사 전문가들이어서 과연 정부여당이 호언한 '올바른 역사교과서'가 과연 집필 가능할지에 의문을 자초했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 국사교과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대표 집필진 중이 이화여대 명예교수이신 신형식 박사님을 이 자리에 모셨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신형식 이대 명예교수는 77세 고령의 고대사 학자로,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출신이다.

김 위원장은 이어 "또 한 분은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께서 나오시기로 되었다. 또 집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초 기자회견장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던 최 명예교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국편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어제 최몽룡 선생께서 이 자리에 참석하신다는 소식이 많은 언론사를 통해서 보도됐다"며 "교수님을 많이 걱정하시는 분들이 참석을 만류하시고 교수님께서 오늘 이 자리가 아니더라도 편찬기준이나 이런 것을 할 때 다시 한 번 이런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때 참석하시고자 오늘은 이 자리에 참석하시지 못했음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불참 이유를 해명하느라 식은땀을 흘렸다.

김 위원장은 나머지 대표집필진에 대해 "다른 분은 아직은...지금 섭외 공모절차가 오늘부터 들어가게 된다"고 말해, 아직 섭외되지 않은 상태임을 밝혔다. 교단에서 떠난지 오래된 고대사 전문 교수 2명만 간신히 섭외된 상태임을 드러낸 셈.

김 위원장은 이날부터 오는 9일까지 공모를 진행하고 학계에 명망이 높은 원로를 초빙하고 현장 교사를 선정하는 등 집필진을 최종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편찬 기준에 대해서도 교육부의 심의 과정을 거친 후 이달 말 확정되면 별도로 발표하겠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김 위원장은 이처럼 필진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으면서도 ▲헌법정신과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교과서 ▲집필·검토·감수 단계별 검증 강화를 통한 완성도 높은 교과서 ▲학생의 흥미 유발과 탐구활동 강화하는 쉽고 재미있는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호언했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집필진으로 참여한 신형식 이대 명예교수와 함께 국정 국사교과서의 집필기준 등을 발표한 뒤 질문을 받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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