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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만 나홀로 "국민성금 찬성"

<중앙><경향><한겨레> 등은 "허무개그" 질타

역시 <동아일보>였다.

이명박 당선인의 '숭례문 국민성금 복원' 제안에 대해 네티즌들의 8할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중앙일보><경향신문><한겨레> 등 대부분 신문이 이를 비판하는 사설을 썼음에도 <동아일보>만은 찬성 입장을 밝혔다.

<동아일보> "베네치아 오페라극장, 모금운동으로 부활"

<동아일보> 방형남 논설위원은 13일자 칼럼 <숭례문, 베네치아 '불사조 극장'처럼>에서 지난 1996년 1월의 베네치아의 오페라극장 '라페니체' 방화 사건을 소개한 뒤 "베네치아 시민과 이탈리아 국민은 슬픔에 잠겨 있지만은 않았다. 화재 다음 날부터 재건을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며 "기업과 개인의 정성이 쏟아졌다.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나흘 만에 100만 달러가 넘는 성금을 모았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외국의 기업과 개인, 유네스코 같은 국제기구도 모금에 동참했다. 파바로티는 '페니체 없는 베네치아는 영혼 없는 육체와 같다'며 모금공연을 했다"고 밝혔다.

방 논설위원은 "베네치아 시는 '코메라 도베라(원래 모습 그대로 있던 곳에)'를 외치며 완벽한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잔해 수습에만 3개월이 걸렸다. 중간에 시공회사가 바뀌는 진통을 겪은 끝에 7년이 지나 새 극장이 완공됐다. 2003년 12월 14일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하는 콘서트로 베네치아 불사조는 부활했다"며 "비슷한 운명의 숭례문 또한 불사조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숭례문을 불사조로 부활시키는 일,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국민성금에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앙><경향><한겨레>는 모두 비판

반면에 <중앙일보><경향신문><한겨레>는 모두 이 당선인의 국민모금 발언을 질타했다.

<중앙일보>는 이날자 사설 '숭례문은 국가 예산으로 복원해야'를 통해 "당선인 자신은 '정부 예산보다는 국민이 십시일반 참여하는 성금으로 복원하는 것이 국민들에게도 위안이 되지 않겠느냐'고 이유를 설명했다"며 "하지만 숭례문 화재는 국가의 관리 소홀로 인한 인재일 뿐이다. 국보 1호를 일반에 개방해놓고 문화재청과 서울 중구청이 관리를 소홀히 했고, 소방방재청이 사전 준비를 게을리 하고 현장 대처를 잘못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를 복구할 재원을 성금으로 메우면 국민에게 위안이 될 것이라는 발상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잘못은 정부가 해놓고 공연히 국민에게 책임을 미루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성금은 자발적이어야 한다. 대통령이 될 사람이 나서서 주장하면 혹시 기업들이 앞다투어 납부하는 준조세가 되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며 "정부의 역할과 민간의 역할을 혼동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도 사설 '숭례문 국민성금 복원 제안 부적절하다'를 통해 "천재지변도 아니고 정부가 관리를 잘못해 발생한 손실을 국민의 부담으로 메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숭례문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국민 모두의 정성을 담는 의미는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성금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낼 때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촉구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할 우려가 있다. 대통령 당선인이 모금을 독려하면 아마 공직자와 기업인들은 다투어 봉투 들고 줄을 설 것"이라며 "이런 성금 행렬을 TV에서 비춰주는, 그런 구시대적 풍경은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겨레>도 사설 '지금이 복원을 들먹일 때인가'를 통해 "이 당선인의 '국민모금 방식' 복원 제안은 차라리 '허무 개그'이길 바란다"며 "국민이 십시일반으로 참여하는 성금으로 복원하는 게 의미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사설은 "그러나 그의 제안에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바로 맞장구를 쳤고, 서초구가 재빨리 덩달이로 나섰다"라며 "왜 정부나 지자체의 잘못으로 전소된 숭례문의 복원을 국민이 맡아야 할까? 국민은 청소부가 아니다. 정부와 재벌의 안전불감증이 빚은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재앙의 뒤처리도 국민이 도맡았다. 도대체 무슨 염치로 그런 제안을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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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25 38
    asdf

    성금으로 하지 않으면...
    결국 국민세금으로 하자는 얘기인데...
    결국 서민들을 위해 쓰여질 세금이 복원에 들어간다는 얘긴데...
    부자들이 성금내서 복원하는 것이 오히려 국민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성금을 왜 국민부담이라고 반대하는지 이해가 안되네.
    세금은 국민부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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