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다시 글로벌 시장을 뒤덮다
'그리스 9월 디폴트', '스페인 전면구제금융', 완전 잿빛
지난 주말 '스페인 전면 구제금융', '그리스 9월 디폴트' 가능성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유럽·미국 주가가 동반 급락하고 유로화 가치가 출범후 최저로 곤두박질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다시 예축불허의 혼란상태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주에는 유럽에서 많은 일이 예고돼 있다.
우선 24일(현지시간)에는 트로이카(EU, ECB, IMF) 대표단이 그리스를 방문해 재정운용, 긴축방안, 브릿지론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트로이카는 또한 구제금융을 신청한 키프로스도 방문할 예정이다.
그리스에 대한 트로이카의 시각은 냉랭하다. 트로이카의 그리스 방문 결과는 8월말 발표될 예정이다.
독일 레슬러 부총리 겸 경제기술장관은 22일 독일 ARD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더 이상의 지원은 있을 수 없다"며, 그리스 구제 가능성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22일 독일잡지 <슈피겔>에 따르면 IMF는 한걸음 더 나아가 유럽 당국자들에게 "그리스가 트로이카의 지원 중단으로 9월에 지급 불능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국제금융시장에 오래 전부터 나돌아온 '그리스 9월 퇴출설'이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쪽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또한 24일과 27일에는 최근 10년물 국채금리가 디폴트 수준인 7.26%까지 폭등한 스페인과 6%대로 급등한 이탈리아 정부의 단기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다.
스페인의 경우 지난주말 파산 위기에 직면한 발렌시아 지방정부의 중앙정부 지원 요청에 이어 17개 지방정부들도 줄줄이 지원을 요청할 전망이다.
이에 은행권에만 1천억유로를 지원받기로 한 스페인 정부는 '전면적 구제금융'을 신청한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럴 경우 스페인에 대한 총 지원액은 2천억유로대로 높아지면서 유럽 및 세계 금융시장이 또다시 크게 요동칠 판이다.
여기에다가 금주에는 세계경제의 양대축인 미국과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도 발표될 예정이다.
우선 오는 27일에는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가 발표된다. 미국은 당초 2%대 성장을 자신했으나, 최근 <블룸버그>가 1.4%, <로이터>가 1.8%를 전망하는 등 1분기(+1.9%)보다 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한 24일에는 중국의 7월 제조업지수(HSBC PMI) 전망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6월에는 7개월래 최저치인 48.2를 기록하며, 50을 밑돌았다. 50 아래면 제조업이 불황에 빠져들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도 오는 26일 2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가 발표된다. 지난 1분기에는 전기 대비 0.9%(11Q4 +0.3%), 전년동기 대비 2.9% 성장했으나 2분기 성장률은 악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국제금융계 일각에선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1%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밖에 반세기래 최대 가뭄과 열파로 미국 중서부지역(미국 옥수수, 대두 생산의 3/4 차지)에서의 주요 곡물생산 피해가 확산되면서 국제곡물가가 폭등하는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경제환경은 완전 잿빛이다.
옆나라 일본도 국제자본이 유로화를 기피하고 대신 엔화를 사들이면서 23일 엔·유로 환율이 유로 출범이래 11년 8개월이래 최고치를 기록, 수출 타격 우려로 주가가 폭락하는 등 패닉적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유럽발 위기가 다시 세계경제를 강타하면서 어느 한곳 성한 곳이 없는듯한, 말 그대로 '퍼팩트 스톰'이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심각한 상황 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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