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과 재협상을 촉구하는 국민촛불집회가 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이틀째 열렸다.

식품안전과광우병위험감시를위한국민행동(광우병국민행동) 주최로 이날 오후 7시부터 열린 집회에는 1천여명(경찰 추산 400여명)이 참석해 2시간 동안 촛불을 들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미친 소 수입 중단하라", "검역 주권 포기하는 이명박 정부 규탄한다", "국민이 주인이다. 수입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촛불집회를 주최한 광우병국민행동은 "2008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내팽개친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의 황당한 처사와 강압통치에 맞섰던 국민들이 옳았다는 것이 이번에 입증됐다"며 "이명박 정권은 현재 30개월 미만 미 쇠고기만 수입해서 안전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바로 그것이 2008년 국민들의 거대한 촛불시위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이명박·새누리당 정권, 그리고 수구언론은 그동안 미 쇠고기가 안전하다면서, 촛불시위에 참여한 국민들과 야당, 그리고 개혁적 언론이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고 온갖 공격과 험담·폄훼를 가했지만, 결국 국민들의 우려가 근거있었음이 이번에도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는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진행됐다.

자유발언에 나선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비정형 광우병은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실험하면 어떻겠냐"며 "미국산 쇠고기는 동물성 사료를 먹이고 있어서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자신들이 말한 약속도 지키지 않는 정부가 과연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느냐"며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즉시 수입중단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20대 남성은 "2008년에는 촛불집회를 잘 알지 못했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이제 국민이 국가에 명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국가가 우리의 명령을 듣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니 이 자리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청계광장 인도변에서 진행돼 경찰과 별다른 충돌없이 오후 9시께 마무리됐다. 경찰은 이날 24개 중대 1천400여명을 청계광장 주변에 배치했다.

한편 앞서 오전 11시에는 전국 76개 지역 생활협동조합으로 구성된 아이쿱생협연합회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즉각 수입 중단, 전면 재협상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광우병 검역을 위해 미국에 파견된 민·관합동조사단의 성향은 친정부적이기에,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검역강화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없다"며 "광우병 재발에 대해서 정부는 즉각 수입을 중단하고, 전면 재협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우병국민행동은 4일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언론노조와 함께 '언론자유 쟁취.언론파업 지지, 미 쇠고기 수입중단 및 재협상 촉구 3차 국민촛불대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