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자연산' 파문 사과. 사퇴는 거부
"며칠간 반성의 시간 가졌다", 야당들의 사퇴공세 계속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성명을 통해 "이 어려운 시기에 여당 대표로서 저의 적절치 않은 발언과 실수로 인해 큰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이며, 반성의 시간을 통해 여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45도로 고개를 숙여 대국민 사과를 했다.
안 대표는 그러나 이어 사퇴 요구에 대해선 "저는 지난 며칠간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앞으로 여당 대표로서 모든 일에 더욱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해 당 대표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당을 화합시켜 집권 여당으로서 막중한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앞장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더욱 진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국민 여러분께 다가가 서민생활.경제활성화를 위해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인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회견장을 떠났다.
안 대표의 사퇴 거부는 청와대와의 사전조율을 거쳐 나온 것으로 안 대표 사퇴시 당내 계파갈등이 재연되는 등 정치적 혼란이 야기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나, 야당들은 계속해 안 대표 사퇴를 압박하고 있어 파장은 상당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안 대표는 이번에는 '대안 부재론'이 득세하면서 일단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내년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할 경우 또다시 경질론이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 대표 기자회견후 야당들은 일제히 사퇴를 거부한 안 대표를 질타하고 나섰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과 국민은 안 대표가 `반성'이라는 립서비스가 아니라 `사퇴'라는 행동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당이 부끄러움을 포기하는 것은 정당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반성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말로만 반성한다는 것은 국민을 또 한 번 우롱하는 것"이라며 "여당 대표로서 진심으로 잘못된 것을 느끼고 책임지고 싶다면 대표직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 역시 "사퇴하라는 야당과 국민의 요구를 사과 정도로 무마하려는 것은 국민을 두 번 분노하게 하는 행위"라며 "사퇴만이 답"이라고 밝혔다.
진보신당 강상구 대변인도 "더이상 말로 하는 사과로는 안 대표의 연이은 말실수를 만회하기 어렵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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