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역대최대 1조2천억 투매, '셀코리아' 가속
정부의 연기금 총동원 방어, 도리어 외국인투매 가속화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2천37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는 집계를 시작한 지난 1998년 4월 30일 이래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 외국인의 순매도 최고액은 지난 2007년 8월 16일 기록한 1조326억원이었다.
오전에만 6천억원을 넘는 주식을 처분한 외국인은 오후에도 매도 공세를 늦추지 않으면서 결국 사상최대 기록을 경신하기에 이르렀다.
외국인 투매에 놀란 정부가 연기금 등 공적자금을 총동원해 5천114억원의 순매수로 주가 떠받치기를 하고 개미들도 4천700억원의 순매수로 대응했으나 외국인들의 매도가 워낙 거세 주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21포인트(2.21%) 급락한 1,647.50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날(34.04포인트)과 비슷한 낙폭으로, 불과 이틀새 70포인트 이상 폭락하며 시가총액이 40조원 가까이 날아갔다.
원-달러 환율 역시 외국인 투매의 영향을 받아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14.10원 급등한 1,155.40에 거래를 마쳤다.
문제는 외국인들의 투매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전날에도 7천408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은 그보다 배에 가까운 1조2천억원대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셀 코리아'가 점점 거세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투매적 매도를 하는 것은 유럽발 재정위기 재연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앞으로 상당 기간 불안할 것이란 판단에 따른 신흥국 탈출 이외에, 한국의 경우 유동성이 풍부한 정부와 개미 등이 자신들의 매도 물량을 모두 소화해주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한국정부가 천안함 침몰을 북한 소행으로 단정하면서 한반도 리스크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점 등도 '셀 코리아'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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