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생존자 왜 격리? 무엇이 두려운가"
생존자 뒤늦게 무더기 입원, 昌 등의 면담 요구도 거부
29일 군2함대 사령부에 따르면, 침몰된 천안함 생존자 58명 가운데 43명은 현재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생존자 중 최원일 천안함 함장을 비롯한 5명은 사고 해역에서 실종자 수색을 돕고 있으며, 10명은 함대 내 생활관에서 안정중이다.
문제는 이들에 대해 가족 면회 등만 엄선해 허용될뿐, 언론이나 정치권은 물론 실종자 가족 등 사회와의 접촉이 철저히 차단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앞서 구조된 생존자들을 직접 만나길 원했으나, 군 당국은 함장 등 승조원 4명만 보내 한차례 간략한 설명만 했을 뿐이다. 이에 실종자 가족들은 "생존자들이 가족을 만나는 것조차 당국이 막고 있다"며 "군이 입을 맞추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당초 사고 발발 당시 군이 58명의 생존자 중 13명만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고 밝힌 뒤 대부분을 소속 부대로 복귀시켰다가, '정신적 스트레스'라는 석연찮은 이유로 생존자 대부분을 뒤늦게 국군수도병원에 집단 입원시킨 대목이 의혹을 낳고 있다.
특히 이회창 대표를 비롯한 자유선진당 당직자들은 28일 백령도 현장 방문 뒤 성남 국군수도통합병원과 평택 제2함대를 방문해 생존자와 부상자들의 면담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한 데 대해 강력 반발하며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박선영 선진당 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각종 은폐 의혹을 제기한 뒤, "이회창 대표와 당직자들이 어제 국군수도통합병원과 평택 제2함대를 방문해 생존자와 부상자들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이유도 없이 묵살 당했다"며 "구조된 수병이나 부상자들을 왜 사회와 격리시키나? 무엇이 두려운가?"라며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박 대변인은 또 "대통령이 청와대의 지하벙커에서 안보관계 장관회의를 4차례나 했는데, 왜 자세한 회의결과를 국민에게 보고하지 않나? 무슨 얘기들이 오갔길래 숨기는가"라는가 하면, "민간인도 해낸 인명구조를 왜 해군은 단 한 명도 못했나? 의도된 실수인가? 사고 후 먼저 도착한 해군은 아무런 장비도 없이 나타났다. 왜? 이것도 실수인가"라며 정부와 군에 대해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현대정보화사회에서는 정보가 실시간으로 흘러다닌다. 정부발표가 미덥지 못하면 의혹만 커진다"며 "‘정부와 해군이 사태를 축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각종 의혹을 가라앉힐 수 있는 방법은 솔직해지는 것 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격리 조치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이날 문희상 국회부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해군함정침몰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생존자 면담 등 본격적인 조사활동에 착수키로 해, 군이 계속 격리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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