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엄기영 고별사 "후배들, MBC 계속 지켜달라"
"상황은 내 예상을 넘어 더 복잡했다" "MBC 파이팅"
엄 사장은 "MBC에서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책임경영의 원칙은 양보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며 "위중한 시기에 사장직을 내놓게 된 점에 대해 우리 구성원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직원들에게 사과했다.
엄 사장은 이어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사장으로 남는 것이 MBC의 위상에 오히려 누가 될 수 있는 국면인 것 같다"며 "취임 초기, 내 목표는 공영성을 강화해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을 지키고 방송산업을 둘러싼 변화의 물결에 기민하게 대처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내 예상을 훨씬 넘을 만큼 더 복잡했다"며 그동안 말못할 많은 압력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MBC는 사주의 입김과 정파적 편향성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최고의 인재들이 공정한 보도,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왔다"며 "앞으로도 좋은 방송 만들고 대한민국 최고의 일류 공영방송 MBC를 계속 지켜달라는 것이 물러가는 선배의 염치없는 부탁"이라고 당부했다.
엄 사장은 이날 오후 4시30분께 사내를 돌아본 뒤 마지막 퇴근을 했다. 그는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1층에서 새 이사진의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MBC 노조원들과 일일이 악수한 뒤 "MBC는 위기를 극복하고 항상 승리할 것"이라며 "건강한 MBC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MBC를 지키고 살리는데 힘과 지혜를 내달라”며 “다 같이 MBC 파이팅을 외칩시다. MBC 파이팅”이라고 주먹을 불끈 쥐고 구호를 외친 뒤 MBC를 나섰다.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은 “조합원들이 MBC를 잘 지킬 것입니다”라며 회사를 떠나는 엄 사장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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