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무역흑자 46억달러...내용은 '글쎄'
선박만 착시적 급증, 나머지 12개 주력수출품은 '최악'
1일 지식경제부의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283억7천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1.2% 줄었지만 수입이 36.0%나 급감한 237억6천만달러를 기록하면서 46억1천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내며 전월에 이어 두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월단위로는 사상 최고치로 이전 최고치였던 IMF사태 직후인 1998년 4월의 38억5천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하지만 내역을 들여다 보면, 마냥 반가워할 일만은 아니다.
무역흑자가 전월의 29억3천만 달러보다 급증한 주원인은 수입 급감이었다. 3월의 수입감소율은 국제유가 급락으로 1998년 10월(-39.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원유 수입액이 작년 동기 대비 60% 줄어든 것을 필두로, 석유제품(-32%), 가스(-17%), 철강(-32%) 등 원자재 수입액이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자본재도 자동차부품 수입액이 58%나 급감하는 등 극심한 투자 부진으로 전체적으로 31% 줄어들었고, 소비재 수입감소율도 30.8%에 달했다.
수출은 전달에 비해서는 29억1천만 달러 늘어났으나, 이는 조업일수가 전달보다 이틀 많은 데다가 선박 수출이 급증한 데 따른 착시현상의 성격이 짙다. 선박류 수출은 41억1천만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61%나 폭증하며 무역흑자를 견인했으나, 조선 3사는 3월에 한척도 신규 수주를 하지 못했다. 과거 수주 물량으로 버티고 있는 양상이다.
13대 주력품목 중 선박을 제외한 나머지 컴퓨터(-50%), 석유제품(-48%), 자동차(-46%), 반도체(-38%), 자동차부품(-38%), 일반기계(-36%) 등 11개 품목이 큰 폭의 두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냈고, 액정디바이스(-7.8%)만 감소세를 한자릿수로 줄었다.
수출 감소율 역시 -21.2%로, 지난해 11월 -19.5%와 12월 -17.9%, 올해 1월 -34.2%, 2월 -18.3%를 기록한 데 이어 또다시 -20%대로 높아졌다.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시장인 대중국 수출이 17.2% 줄어든 것을 비롯해 미국(-24.0%), 아세안(-27.1%), EU(-16.9%) 등 대다수 지역에의 수출이 감소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세계무역이 많이 침체된 데 비해 한국수출은 지난 1월부터 2월, 3월까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해서 아마 올해 연말에는 150억~200억 달러 가까이 무역수지 흑자가 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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