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18일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난 총선때 한나라당이 몰살한 결과 이 지역에 국책사업이 배제됐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윤호 장관 "긁지마, 긁으면 대전 아무것도 없어"

18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이윤호 장관은 이날 대전 유성의 한 호텔에서 가진 대전충남 기자간담회에서 첨단의료복합단지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 이 지역 민원 국책사업이 배제된 것과 관련, '정치력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충청이 정치력이 없는 게 사실 아니냐"며 "정부에 소통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투표를 그렇게 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지난 4월 총선때 한나라당 후보가 몰살한 데 대한 불만 토로로 해석가능한 발언.

<대전일보>에 따르면, 실제로 이 장관은 “선거를 그렇게 해놓고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인가”라고 노골적으로 4월 총선 결과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이어 "그나마 지경부장관과 국토부장관에 충청 출신이 있는 게 다행이고 정치력이 부족한게 현실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날 오후 박성효 대전시장을 면담하고 돌아가기 위해 시장실을 나오면서는 취재에 나선 한 지역 일간지 기자에게 "긁지마라 신문, 긁으면 대전 아무것도 없어"라는 말까지 던졌다.

<대전일보>에 따르면, 그는 면담때 “대전1·2공단은 형편없다며?”, “대전은 뭘 달라고 조르는 사람이 없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진당 "충청에 대한 정치적 보복에 대한 고백"

이 장관 발언이 알려지자, 자유선진당은 즉각 이 장관을 맹비난하며 즉각 파면을 주장하고 나섰다.

박현하 선진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의 장관이 한 말 치고는 너무도 경박하고 천박해 그저 기가 막힐 뿐"이라며 "누구보다도 정치적 중립과 균형감각을 견지해야 할 장관이 중차대한 지역현안에 대해 묻는 언론인들의 진지한 질문에 고작 낡아빠진 정치공학적 선문답을 했다는 것은 분명 장관으로서의 자질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본질적인 문제는 이 장관 발언의 행간에 ‘충청이 여당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홀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뉘앙스를 짙게 담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충청이 요청한 국책사업이 실패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의도적으로 충청을 홀대해 왔다는 반증이나 다름없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지난 총선에서 자유선진당을 선택한 충청에 대해 정치적 보복을 해왔다는 간접적인 고백"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대통령의 공약인 행복도시 건설이 왜 비틀거리는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지역 선정 약속이 왜 삐걱대는지 그 이유가 자명해졌다"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론을 분열시키고 지역적 갈등을 부추긴 이윤호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개각 1순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이윤호 장관이 이번 발언으로 더욱 벼랑끝에 몰린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