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상품수지마저 12년 만에 최대 폭의 적자를 나타내, 원-달러 환율 폭등 등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마지막 보루인 수출에마저 적색신호가 켜진 심각한 양상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8월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47억1천만 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198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다.

경상수지는 작년 12월(-8억 1천만 달러)부터 올해 5월까지 6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다 6월에 18억 2천만 달러 흑자로 돌아섰으나 7월에 25억 3천만 달러 적자를 낸 뒤 지난달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올해 1∼8월 누적 경상수지 적자는 125억 9천만 달러로 폭증했다.

상품수지는 영업일수 감소 효과로 수출입 증가세가 전달보다 모두 둔화한 가운데 수출(16.2%) 증가율보다 수입(37.6%) 증가율이 더 커, 전달의 2억 2천만 달러 흑자에서 28억 2천만 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상품수지의 이러한 적자 규모는 IMF사태 발발 전해인 1996년 8월 29억 달러 적자 이후 최대 수준이다. IMF사태는 1996년 발생한 2백억달러대 경상수지 적자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해 발단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한편 서비스수지는 특허권 사용료 등 기타 서비스 수지 적자가 늘었으나 환율 폭등 영향으로 여행수지 적자가 줄어들고 운수수지가 흑자가 늘면서 적자 규모가 전달의 24억 6천만 달러에서 2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소득수지는 배당수지 적자가 줄고 이자수지 흑자가 늘어남에 따라 전달의 2억4천만 달러 흑자에서 3억2천만달러 흑자로 소폭 확대됐다.

자본수지는 해외차입 증가로 기타투자수지가 큰 폭의 순유입을 보인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 순유출 규모가 많이 축소되면서 53억3천만 달러의 유입초과를 보였다. 증권투자수지는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가 순회수를 보인 가운데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는 많이 줄어들고, 채권도 순매수로 전환돼 순유출 규모가 전월의 88억 6천만 달러에서 5억 7천만 달러로 크게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