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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홧발 폭행 피해 대학생 이나래씨 서신 전문]

"진압 명령자 처벌 않는 건 나에 대한 2차 가해"

지난 1일 새벽 경찰의 강제진압 과정에서 군홧발로 머리를 밟히는 폭행을 당한 이나래(21)씨가 6일 촛불문화제에 자신의 심경을 담은 자필편지를 공개했다.

이씨는 폭행 전경을 처벌하고 지휘관이 빠진 것에 대해 "나에 대한 2차 가해"라며 "내가 당한 육체적, 정신적 피해에 대해 진정으로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이번 사태를 낳은 정치인들과 관료들, 그리고 이날 폭력적으로 시민들을 진압하도록 명령한 경찰 지휘부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진짜 가해자이고 그들이 먼저 처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법적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는 폭행 전경에 대해선 "그가 이번 사태로 구속되는 것은 정말로 반대한다"며 "오히려 갈수록 이런 조직적, 폭력진압을 하게 만든 소위 위정자들과 경찰 지휘부에 대해 분노가 커져간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나래씨의 자필편지 전문.

경찰의 대응에 대한 나의 심경

가해전경과 부대를 밝힌 것은 늦었지만 다행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직접 가해한 전경이 우발적으로 나를 폭행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진실과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폭력 강제 진압의 경위, 폭행을 가능하게한 진압 지휘, 2차 폭행, 그리고 현장 지휘자들의 방조 등 밝혀야 할 사실이 아직도 많습니다. 더구나 직접 폭행 전경에 대해서만 사법처리를 한다는 경찰의 조치는 본질을 호도하는 것입니다.

물론, 해당 전경 역시 폭행한 것은 지극히 잘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의 분위기는 경찰진압 전체가 지극히 조직적.폭력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해당 전경에게 폭행을 당했을 때, 현장 지휘관들의 제지도 없었고 당시 차 밑에서 나온 후에도 폭행이 가해진 점을 보아도 나에 대한 폭행 역시 조직적이었다고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압에 동원된 나와 같은 나이의 어린 전경에게만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전경 역시, 나와 같은 또래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그 자리에 섰던 것입니다. 나는 그 전경이 진압 명령을 지시받고 당시의 폭력적인 분위기에서 그런 행위를 하게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경과 나를 가해자와 피해 당사자로 세워놓고 그 뒤에 정작 책임을 물어야 할 진압 명령자, 이런 사람들을 모두 빼버리는 것은, 나에 대한 2차 가해입니다. 현재 나는 육체적, 정신적 피해가 계속되고 있고 억울함과 분노가 남아있지만 해당 전경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면 용서하겠습니다.

특히 그가 이번 사태로 구속되는 것은 정말로 반대합니다. 오히려 갈수록 이런 조직적, 폭력진압을 하게 만든 소위 위정자들과 경찰 지휘부에 대해 분노가 커져갑니다. 내가 당한 육체적, 정신적 피해에 대해 진정으로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이번 사태를 낳은 정치인들과 관료들, 그리고 이날 폭력적으로 시민들을 진압하도록 명령한 경찰 지휘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진짜 가해자이고 그들이 먼저 처벌되어야 할 것입니다.

2008년 6월 6일 이나래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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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36 18
    용서한다니

    말도 안돼
    이성이 없는 놈이니까 사람을 때리는 거지.
    윗선이나 아랫선이나 다 감방행 열차 태워야지.
    용서는 어불성설.

  • 20 24
    고참

    조용히 찌그러져라
    한대 맞았다고 유관순이나 되는거처럼 나대네.
    군대서 자살한 자식둔 부모들은 니보다 할말이 백배는 많을거여.

  • 24 32
    김철원

    당신의 해안에 감명받았습니다
    거기서 폭행당했음 울분이 싸일텐데 폭행한 전경을 용서 하시다니...
    님 말처럼 그전경은 님 나이또래의 젊은 청춘일 뿐이죠
    그는 단지 위정자의 총알받이 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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