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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시민, 이틀째 '릴레이 촛불제' 개막

<현장> 촛불집회이래 최대 인파 운집, 이나래씨 편지낭독도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이틀째 날인 6일 오후 7시 주최측 추산 20만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문 앞에서 화려한 촛불문화제가 시작됐다. 이날 모인 시민 숫자는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래 최대 인파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4시 대학로에서 범국민대회를 열고 대한문 앞에 집결했으며 광화문 사거리를 점거했던 시민들도 촛불문화제에 합류했다.

10만 인파, 대한문에서 청계광장까지

시민들은 대한문 앞 행사차량을 기준으로 프레스센터 앞을 넘어 청계광장까지 전 차선을 점거했으며 왼쪽으로는 서울프라자호텔, 오른편으로는 대한문 앞까지 가득 메웠다. 아이를 데려온 유모차 부대, 예비군 부대 등 이날도 다양한 시민들이 참석했다.

서울시청 앞 광장을 이틀째 점거하고 위령제를 열었던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는 일몰을 지난 이후에도 장소를 내주지 않다가 오후 7시 30분쯤 광장을 내줬다.

일부 시민들은 위령제를 마치고 나오는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이틀째인 6일 대한문 앞에는 10만명의 대규모 시민이 모였다.ⓒ최병성 기자

안치환, 손병휘 등 무대 올라

현장에서는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문화공연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날 문화제에는 가수 안치환, 손병휘씨의 공연도 이어졌다.

안치환씨는 "지금으로부터 20년전 80년도의 거리에서는 노래가 독재타도를 위한 무기요 정서를 하나로 묶어내는 큰 힘이었다"며 <광야에서>, <꽃보다 아름다워>, <유언>을 열창했다.

특히 <유언>은 촛불문화제 공연을 위해 작곡한 곡으로 촛불문화제 도중 한 시민이 쓴 글을 바탕으로 만들어 참석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내가 광우병에 걸려서 병원가면 건강보험 민영화로 치료도 못받고 그냥 죽을텐데 땅도 없고 돈도 없으니 화장해서 대운하에 뿌려다오'

강제진압 피해 당사자인 김태성씨는 자유발언에 나서 "경찰에게 불법적인 폭력을 당하고 보니까 정말 이 정권이 절망스러웠다"며 "촛불의 흐름이 끝나지 않도록 될 때까지 모이자"고 말했다.

박원석 상황실장은 문화제 중간에 청와대 비서진의 사의표명 보도를 전하며 "이 정도로는 이 문제를 마무리할 수 없다"며 "이명박 정권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라는 간절한 호소를 외면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정권에 대한 심판 뿐이다"라고 말했다.

'군홧발 폭행' 피해자 이나래씨 "진짜 가해자는 경찰 지휘부와 정치인-관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인권침해 감시단 변호사들은 경찰의 폭력진압과 관련, 해당 경찰과 지휘관을 처벌한 것에 대해 이다래씨가 이명박 정부에 보내는 자필편지를 낭독했다.

이씨는 자필편지를 통해 "나는 그 전경이 진압 명령 지시받고 폭력적 분위기에서 그런 행위를 한 것이라 생각한다. 전경과 나를 가해자와 피해자로 세워놓고 진압 명령자를 빼는 것은 나에 대한 2차 가해"라며 "내가 당한 육체적.정신적 피해에 진정으로 책임져야 할 사람은 이번 사태를 낳은 정치인과 관료, 경찰 지휘부다. 그들이 진짜 가해자고 그들이 먼저 처벌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직접 폭행을 가한 전경에 대해선 "그 전경이 구속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한다면 용서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각 총사퇴? 이명박 정권 심판해야"

대책회의는 이날 촛불문화제를 마무리한 후 청와대 앞 가두행진을 시작할 예정이며 모든 일정을 자정께 마치고 참여연대가 준비한 심야영화제, 인권단체가 준비한 한상희 건국대 법학과 교수의 '헌법 제1조' 특강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서울 도심을 계속해서 가두행진하고 있는 포탈사이트 다음 '아고라' 네티즌들은 오후 10시 넘어서까지 행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1백35개 중대 1만여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경복궁역, 광화문, 안국역 등 청와대로 향하는 주요 길목에 전경버스를 배치해 저지선을 구축했다.

광화문 사거리에 주차된 경찰차량에 시민들이 붙인 스티커.ⓒ최병성 기자

미국 쇠고기 수입 찬성 1인시위, 시민들 설전

한편 이날 프레스센터 앞에서 3명의 시민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찬성 1인시위를 벌여 촛불문화제 참석 시민들과 찬반으로 나뉘어 잦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밝은인터넷연합' 소속 회원 2명은 "국민이 들고 있는 촛불은 국민들이 꺼야 합니다", "광우병 빙자하여 국민을 선동하지만 속지맙시다","MBC, KBS 왜곡보도 중단하라"라는 피켓을 들고 프레스센터에서 5미터 간격을 두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하는 시민들은 이들을 향해 "젊은이들이 이렇게 거리로 나오는데 어른으로서 부끄럽지 않나", "무관심이 최고다", "국민들의 80%가 겨우 언론보도에 속고 있다는거냐"며 힐난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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