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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촛불문화제, 경찰 도마위 올라

<현장> 시민들, 경찰의 '수업중 고3' '안단테' 수사 맹비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촛불문화제가 15일 서울을 비롯해 광주, 익산, 춘천 등 8개 도시에서 동시에 열렸다.

서울시청 앞 광장 인도변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는 1천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오후 7시부터 2시간동안 촛불을 들었다. 13일을 시작으로 3일 연속이며 첫 행사가 시작된 이래 9번째 문화제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지난 주 일선 학교가 집회 참가를 막으면서 뚜렷해진 중.고생들의 참여 감소가 더 두드러졌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찾기가 쉽지 않았고 대부분 시민단체 회원이나 대학생, 직장인들로 채워졌다.

현직교사 "아이들 집회 참여? 뭐라고 하면서 가지 말라고 하나"

참석자들은 이와 관련 이날 보도된 경찰의 고교생 수업 중 배후조사 파문, 이명박 탄핵 서명운동을 시작한 고교생 네티즌에 대한 수사 방침 등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친구 2명과 교복을 입고 문화제에 참석한 한 여학생은 “집회 신고를 하면 이번처럼 신고한 사람을 모두 찾아가서 취조하듯 조사하는 거냐”며 “일반인도 아니고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을 선생님을 시켜 나오게 한 것은 결국 학생들에게 겁을 줘서 참석을 막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직 고등학교 영어교사 남모(37)씨는 “경기도에서는 교육청이 나서서 학생들의 집회 참가를 막기 위해 교사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다른 지역도 직간접적으로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들었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하면서 가지 말라고 하란 말인가. 집회는 나쁘다고 말해야 하나. 난감하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개최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가 15일 서울시청 앞 광장 인도변에서 진행됐다.ⓒ연합뉴스

여고생 "적어도 우린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여고생은 “우리가 연예인들에게 휘둘려서 나온다고 하는데 적어도 우리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는 알고 있으니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정부보다는 똑똑하다”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직장인 임모(35)씨는 “썩어빠진 조중동과 정부가 네티즌들을 광우병 괴담 유포자로 몰고 어린 학생들을 배후세력으로 몰고 있는 것에 화가 나왔다”며 “여러분들은 마냥 철없은 학생들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에 반대하는 자랑스러운 존재들이다. 끝까지 촛불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직장인 신모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국민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는데 오히려 미국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외면하려는 이 정부의 진심이 너무 잘 소통되서 국민들이 이렇게 분노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작 소통의 부재는 정부가 국민들의 분노와 요구를 외면하는데서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통부재? 오히려 정부 진심이 너무 잘 소통되서 국민들 분노"

개신교 목사, 스님 등 종교인들도 자유발언에 나서 이명박 정부를 맹비난했다. 개신교 목사 하상우(36)씨는 “이명박 대통령은 정직과 신뢰를 모르는 사람”이라며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먹는 것 하나조차 못먹는 사회에서 어떻게 정부에게 이 나라를 믿고 맏길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인천불교인권위의 밀행 스님도 단상에 올라 “한 가정의 가장도 자신의 말을 번복하면 가족으로부터 신뢰를 잃는데 하물며 이 나라의 지도자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다면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우리들이 촛불을 계속 밝혀 잘못된 것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자유발언 위주로 이어진 이날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의 가장 큰 호응을 얻은 것은 한 참석자를 대신해 사회자가 소개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성경패러디였다.

"무능하사 소들을 망치신 부시대통령을 믿사오며...", 성경패러디 호응

최근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성경패러디는 일명 ‘쥐박이 사도신경’으로 이명박 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담고 있다.

“무능하사 소들을 망치신 부시대통령을 믿사오며, 그 외아들 우리 쥐 명바기를 믿사오니, 이는 친일로 잉태하사 한나라당에 나시고 광우병에게 고난을 받으사, 접시물에 코 박아 죽으시고, 매장한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쥐로 환생하시며, 돈독이 오르사, 전능하신 민영화 우편에 앉아계시다가, 무개념으로 산 자를 죽은 자로 둔갑하러 오시리라. 운하를 믿사오며 거룩한 한강과 낙동강이 서로 교통하는 것과 대기업 세금을 사하여 주시는 것과 질 좋고 값싼 쇠고기를 사는 것과 영원히 당신의 노예임을 믿사옵나이다, 아멘”

국민대책회의는 16일 장소를 다시 광화문 청계광장으로 옮겨 나흘 연속 촛불문화제를 진행하며 24일에는 전국 1백여곳에서 10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국민대책회의는 이날까지 촛불문화제 참가 시민들의 성금액수가 총 3천4백여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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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23 15
    바위처럼

    5월 17일 오후 7시, 시청 청계광장으로 모두 모이자!
    국민들의 더 큰 저항과 참여로 이명박 정부의 오만을 꺾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는 듯 보인다.
    하나의 힘! 모두가 한자리!
    10만개의 촛불로 죽음의 협상을 백지화하자!
    5월 17일 오후 7시, 청계광장으로 모두 모이자!

  • 8 43
    잘한다

    홍위병들 난동이야
    김정일의 장난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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