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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IT업계 "한국 타도" 외치며 사상최대 R&D 투자

11개 주요기업 R&D에 3.5조엔 투자. 전년대비 5.4% 늘려

일본 주요 정보기술(IT)업체들이 "한국 타도"를 외치며 2006회계연도에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서고 있어 삼성전자 등 한국의 주요 경쟁기업들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들 일본기업들이 전자 분야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예산을 대폭 증액해 R&D 투자에 나서고 있는 반면 국내기업들의 R&D투자는 제자리걸음을 면하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단기 성과 노린 제품개발 보다는 기초 연구 투자에 치중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6일 히타치(日立), 도시바(東芝), 마쓰시타(松下)전자, 마쓰시타전기산업, 소니, 샤프, NEC, 후지쓰 등 8개 전자업체와 리코, 캐논, 후지포토필름 등 3개 정밀기계업체가 올해 총 3조5천3백억엔의 R&D 투자를 단행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의 3조3천5백억엔 대비 5.4% 증가한 규모로 지난 2001년 IT거품 붕괴 이후 크게 줄었던 R&D 예산은 2003회계연도 이후 점진적으로 증가해 왔으며, 올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개 주요기업이 모두 R&D 규모를 늘린 것은 지난 2002회계연도 이후 처음이라면서 특히 소니와 캐논, 샤프, 도시바, 후지필름, 리코 등은 각각 사상 최대 규모의 R&D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소니는 전년대비 3% 많은 5천5백억엔을, 도시바는 4% 늘린 3천9백억엔을 R&D에 투자하며, 단기성과를 노린 구체적인 제품 개발보다는 중장기적인 전망 아래 기초 연구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캐논은 지난해보다 90% 많은 5천5백억엔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전체 투자액중 기초 연구에 쓰이는 자금 비중을 지난해 30%에서 올해 40%까지 높일 방침이다.

도시바는 2006~2008회계연도에 1조2천6백억엔의 R&D 예산을 집행키로 했다. 새로운 칩 개발 뿐만 아니라 PC와 휴대폰 등에 사용되는 연료전지를 집중 개발키로 했다.

후지포토필름은 필름 생산에 사용하는 화학 기술을 이용, 제약분야에도 진출하는 데 R&D 예산의 대부분을 사용하게 된다. 히타치는 15~20년 후를 내다보고 에너지 보호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센터를 설립키로 결정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자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계가 환경, 의학, 생명공학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 위한 R&D에 힘쓰고 있다”면서 “제품 개발보다는 기초 연구에 더 초점을 맞추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한국 5백44개 기업 R&D 투자, 일본 11개 기업의 절반에도 못미쳐

반면 한국의 경우 지난 10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백44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R&D 비용을 조사한 결과 14조2천7백93억원이 투입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11개 IT업체가 투자하는 3조5천3백억엔(한화 29조7천2백26억원 상당)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만이 지난해 5조4천98억원을 R&D에 투자해 일본기업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뿐 대부분 기업들은 연구개발비는 매출액 대비 2.36% 등 극히 낮은 수준의 예산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실제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서도 한국의 R&D 규모는 각각 미국과 일본의 14.7분의 1, 7분의 1에 불과했고 전체 연구원 수도 미국과 일본이 우리나라의 8.1배와 4.3배나 된 것으로 나타나 한국의 R&D투자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최근 세계 수준에 올라선 한국의 정보기술 산업이 미국 및 일본업체들에 의해 추격 또는 역전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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