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심부름 파동' 닷새만에 "내 불찰"

선대위 배씨 "사실무근"→"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에게 요구"

2022-02-02 18: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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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 씨는 2일 이 후보가 경기지사이던 시절에 최측근인 5급 공무원 배모씨를 통해 비서실 7급직원 A씨에게 약 심부름, 음식 배달 등 각종 심부름을 시켰다는 A씨 주장과 관련, "그동안 고통을 받았을 A모 비서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며 사실임을 시인했다.

김 씨는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김씨의 각종 사적 심부름을 했다는 전직 경기도 비서 A씨의 주장에 대해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며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 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러면서도 "그러나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첫보도가 나온 이래 닷새간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A씨가 계속 텔레그램 대화방, 녹음파일 등을 공개하면서 파장이 전방위로 확산되자 사적 심부름을 시킨 사실을 인정하며 뒤늦게 파문 진화에 나선 셈이다.

그간 A씨에게 심부름을 시킨 사실을 "사실무근", "대선개입"이라며 극구 부인했던 배씨도 이날 자신이 속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를 통해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제가 전 경기도 별정직 비서 A씨에게 각종 요구를 하면서 벌어진 일들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당사자인 A씨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자세를 낮췄다.

배씨는 "면목 없게도 최근에서야 제가 A씨에게 했던 일들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돌아봤다"며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며 이 후보 부부는 전혀 무관함을 강조했다.

그는 A씨에게 김혜경씨 약을 대리 처방받게 했다는 의혹에는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며 김씨를 위해 처방받은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밖에도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잘못이 더 있을지 모른다. 모든 책임은 제게 있다"며 "진행되는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 아울러 선거운동과 관련된 자원봉사 활동도 일절 하지 않으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며 선대위에서 물러날 것임을 밝혔다.

이 후보가 성남시절이던 시절부터 김혜경씨 수행비서 역할을 해왔으며 현재도 민주당 선대위 소속인 배씨는 A씨로 하여금 김씨가 먹을 약을 다른 사람 이름으로 대신 타오게 하는가 하면 이 후보 장남의 퇴원 수속을 대신 밟아주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김씨의 자택 우편물 수령과 음식 배달, 속옷·양말 정리, 김씨의 병원 문진표 대리 작성 등의 개인 심부름을 지시해온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배씨의 "사실무근" 주장을 앞세워 김씨를 적극 방어해왔으나, A씨가 텔레그램과 녹음파일 등 각종 자료를 연일 공개하면서 이 후보가 내세워온 "공정" "정의" 이미지에 치명타가 가해지자 닷새만에 배씨의 '돌출행위'임을 강조하며 파문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미 배씨를 검찰에 고발한 상태이고, 김혜경씨에 대해서도 의료법 위반 등을 문제삼고 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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