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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盧, 시간없다. 미국과 담판하라"

인질 추가살해에 민노당과 한나라-열린당 '美 담판론' 확산

두번째 인질이 피살되면서 그동안 정부의 인질석방 외교노력을 지켜봐온 정치권이 노무현 대통령의 '외교력'을 문제삼고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민주노동당은 물론, 열린우리당 상당수 의원 및 한나라당 일각에서까지 '미국과의 담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해 귀추가 주목된다.

민노당 "시간없다. 盧, 미국과 담판하라"

사태 발발 처음부터 미국과의 담판을 요구해온 민노당은 31일 두번째 희생자가 나오자 노대통령에게 즉각 미국과 담판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

정호진 민노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배형규 씨에 이어 심성민 씨까지 피살되었다는 이 경악스런 소식은 피랍 13일 동안 과연 정부는 인질 석방을 위해 어떠한 외교적 노력을 보여줬는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그리고 과연 국민들의 목숨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부에 대한 꼬리를 무는 의심만 자아낼 뿐"이라며 "이번 사태에 근본적인 책임이 미국에게 있는 만큼 한국정부는 당당하게 미국에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한다"고 미국과의 담판을 촉구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방 노력을 지지한다는 말 한마디만 듣고 있을 뿐 무기력한 외교력으로 국제적 조롱거리가 되고 있음을 정부는 알아야 할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 이 시각 해야 할 일은 당장 피랍 한국인이 무사히 풀려날 수 있도록 미국에 실질적인 노력을 당당히 요구하는 것"이라며 노대통령이 즉각 조지 W. 부시 미대통령과 담판을 지을 것을 촉구했다.

민노당 대선후보인 심상정 의원도 31일 전날이 이어 재차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직접 담판을 통해 사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대통령을 비롯해 대한민국 정부, 국회 등 모두가 나서야 한다"며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즉각 미국과 담판해야 한다"며 미국과 담판의 시급성을 주장했다.

한나라당 "미국-아프간정부 인질석방에 협력해야"

그동안 정부 외교노력을 관망해온 한나라당에서도 노무현 정부의 외교능력에 의문을 표시하며 미국과의 담판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중간당직자회의에서 "정부는 외교능력이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 국민적 분노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목숨 연명하는 식으로 우리가 협상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기존의 정부 대응을 맹비난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며 "정부는 인질구출을 위해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아프가니스탄과 미국, 두 나라의 전향적인 태도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어 "만일 사태가 장기화되어서 자칫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면 관련 당사국 모두 패배자가 될 뿐"이라며 "나머지 봉사단원들이 무사히 귀국할 때까지 아프간 정부와 미국 정부 등 국제사회가 적극 협력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미국-아프간정부에게 탈레반 포로 석방을 주문했다.

황진하 국제위원장도 "정부는 현재대로의 협상전략이 한사람이라도 살아 돌아올 수 있는 것인지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이제 한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한 노력을 새로운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촉구한다"며 "모두 최악의 사태를 생각하되 최후의 수단을 쓰는 순간이 오지 않도록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할 것"이라며 구출 군사작전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 위원장은 "특히 8월 5일로 예정된 부시 대통령과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회담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적극적으로 대처해서 한사람이라도 더 빨리 생환시킬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며 미국을 향한 적극적 외교노력을 주문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탈레반의 만행을 질타한 뒤 "정부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겠지만 초기단계부터 너무 미숙하게 대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없지 않다"며 "정부는 그동안의 정보수집, 대응방법, 협상과정에서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원점에서부터 앞으로의 협상전략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열린당도 "미국, 인도적 관심이 시급한 때"

윤호중 열린우리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아프간 정부가 보여준 노력에 대해서도 깊은 감사를 드리지만, 보다 성의있는 태도로 탈레반측과의 협상에 임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이번 사건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미국정부에 대해서도 인도적 차원의 관심이 더없이 시급한 때라는 것을 밝혀두는 바"라며 미국의 적극적 협조를 촉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 30일 열린우리당의 김원웅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도 미국과 아프간 정부에 대해 탈레반 포로 즉각 석방을 촉구했고, 열린우리당 탈당파인 최성 의원도 노대통령에게 부시 대통령과의 담판을 촉구하는 등 정치권 기류는 노대통령에게 미국과의 담판을 압박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어 노대통령의 대응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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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5 18
    후세인

    그 지역을 융단폭격하라고?
    아님, 황우를 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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