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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의 '이상한 착각', 대분열 가속

'이명박 대세론' 흔들리자 너도나도 "내게 기회가 왔다"

범여권이 대통합 아닌 대분열 쪽으로 가는 양상이다. 각 정파와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이해가 각각이며, 상호조정보다는 상호갈등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초조한 열린당, 느긋한 민주당

22일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사부'라 불리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김근태-정동영-문희상-정대철과 만나 민주당에게 3년여전 분당사태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했다. 대신 열린우리당을 대통합 대상에서 배제하지 말고 함께 힘을 합칠 것으로 주문했다.

열린우리당 및 열린당 탈당파가 작금의 상황에 얼마나 답답해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까지 민주당에게 분당 사태를 공개사과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이들의 위기감은 크다.

그러나 민주당과 중도통합신당 반응은 냉랭하다. 열린당과 당대당 통합은 없다는 게 변함없는 당론이다. 당을 해체하고 각각 들어오라는 게 이들의 주문이다. 열린당 탈당파들 보고도 여기에 합류하라고 독촉하고 있다. 이들은 열린당 등의 '소통합' 비난공세에도 오는 27일 예정대로 '통합민주당' 창당을 강행할 예정이다. 향후 어지럽게 전개될 대통합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속내다.

상대적으로 열린당 및 열린당 탈당파는 초조해하고, 민주당은 느긋해하는 양상이다.

22일 오전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정대철 전 열린우리당 고문, 김근태, 정동영, 문희상 전 의장이 국회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민주당에게 분당사태를 사과했다. ⓒ연합뉴스


김근태 대선주자연석회의 구상 '흔들', 손학규 '딴생각'

김근태 전의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며 맹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대선주자연석회의'도 흔들리고 있다. 자신이 대상으로 지목한 손학규-정동영-천정배-이해찬-한명숙-김혁규-문국현 등 7명 가운데 손학규 전지사와 문국현 사장이 일정 거리를 두고 비협조적 자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문국현 사장은 애초부터 8월이후에나 행보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그렇다 치더라도, 범여권 후보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손학규 전지사의 노골적인 거리두기는 김근태 쪽에서 보면 상당히 당혹스런 상황전개다.

손 전지사가 이런 태도를 보이는 데는 이해찬 등이 자신을 '기회주의자'로 몰아가는 데 대한 불편한 심기 토로이기도 하나, '딴생각'이 있기 때문임을 최근 스스로 드러냈다. 그는 22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선진평화연대(선평련)를 독자 신당으로 만들 것임을 분명히 한 뒤, "한나라당 사람들을 많이 데려 오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한나라당 탈당때 한명의 동조 의원도 확보하지 못했던 그다. 따라서 이같은 발언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그가 오는 8월19일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대회' 이후를 생각하고 있음을 드러낸 발언이기 때문이다. 그는 8.19 전당대회후 이명박-박근혜 중 경선에서 패한 쪽 의원 및 원외위원장이 대거 탈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에 남아있다가는 내년 총선 공천을 못받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선평련을 앞세워 이들을 빨아들인 뒤 DJ나 노무현대통령의 영향력에 구애되지 않고 독자행보를 하겠다는 게 손 전지사 속내인 셈이다.

손 전지사가 이런 생각을 하는 한, 김근태 전의장이 7월을 최종시한으로 잡고 있는 대선주자연석회의는 성사되기 힘들거나 '반쪽 회의'에 그칠 공산이 농후하다.

최근 김근태 전 의장이 당초 대선주자연석회의 대상에서 제외했던 신기남 전 의장 등과 회동하고,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영환 전 민주당의원까지 연석회의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이 나도는 것도 김근태측이 느끼는 초조감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해찬-유시민 갈등, 역시 '딴 생각'하는 친노들

범여권 통합의 또다른 변수인 친노진영의 기류도 간단치 않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해찬 전총리와 유시민 의원간에 흐르는 미묘한 갈등 기류.

이해찬 전총리 출마선언후 이해찬 진영은 유시민 견제를 본격화했다. 장영달 열린당 원내대표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해찬이 나온 이상 유시민은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시민에 대한 출마포기 압력이다.

이에 대해 유시민측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유 의원과 절치한 김두관 전장관은 "유시민은 출마할 것"이라고 단언했고, 유 의원 측근은 "이해찬이 뜨지 못하면 유시민이 출마할 것"이라는 말을 언론에 흘렸다.

이해찬-유시민 갈등은 '친노'와 '골수친노'간 이견 노출이다. 이해찬은 범여권이란 틀속에서 대선에 도전하고자 하나, '범여권 대선주자군'에서 왕따 당한 유시민-김두관-김병준-신기남-김원웅 등은 열린우리당 독자후보를 생각하고 있다.

'이명박 대세론' 흔들리자 범여권 대분열 가속

이처럼 범여권은 대통합이 아닌 대분열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범여권은 '통합민주당', '열린당 탈당 대통합파', '손학규당' '친노골수 열린당' 등으로 최소한 세토막 또는 네토막 나고 각자 대선후보를 내세우는 대분열 상을 드러낼 게 분명하다.

범여권의 대분열상은 최근 흔들리는 '이명박 대세론'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요즘 범여권은 생기가 넘친다. 한달 전까지만 해도 범여권은 사실상 연말대선을 거의 체념한 자포자기 상태였다. 그러던 것이 한달새 집중된 검증 공세로 '이명박 대세론'이 크게 흔들리자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 '한번 해 볼만한 게 아니냐'는 식의 분위기다.

문제는 이런 자신감이 상대적으로 종전의 위기감을 희석시키며 대분열의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의 도토리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내게도 기회가 있다'는 식의 착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범여권 대선주자들 상호간의 '내가 너보다 못한 게 뭔데'라는 경쟁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범여권은 아직도 자신들의 몰락의 근원이었던 '착각'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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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8 6
    전 개혁당원

    꼴값들 해라! 석고대죄해도 시원치않을 정치인들이...
    맹박이가 비실거린다고 다시 명함을 돌리겠다고?
    이러니 국민들이 니들을 믿을 수 있겠냐?
    운동 팔아먹으며 표 얻지말고 정치라도 똑 바로 해라
    욕나온다 썩을 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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