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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정치지도자 준비 안돼 있어"

대선 불출마 공식선언, "정치세력화 추진 능력 부족"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이 30일 정치지도자로서 준비가 부족했다는 이유를 밝히며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정 전총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세실 레스토랑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저는 오늘 17대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라며 대선 불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정 전총장은 우선 그동안 자신이 대선 출마 여부를 고민한 배경에 대해 "제가 존경하는 분들 가운데 저에게 대통령 선거 참여를 권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나라의 앞날이 걱정되는 이 시기에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지식인의 책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저 역시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왔고, 또 제가 그 동안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은혜에 대해 제 나름대로 보답을 해야 한다고 느껴 왔습니다"라며 "그래서 저는 지난 몇 달 간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것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왔습니다"라고 밝혔다.

정 전총장은 이어 "그러나 많은 생각 끝에 제가 내린 결론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제게 그럴 만한 자격과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라며 "정치는 비전과 정책 제시만이 아니라 이를 세력화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태껏 그런 세력화 활동을 이끌어 본 적이 없는 저는 국민들 앞에 정치 지도자로 나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그동안 소중하게 여겨 온 원칙들을 지키면서 동시에 정치세력화를 추진해 낼만한 능력도 부족합니다"라고 대선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정 전총장은 대선 불출마 선언을 늦게 한 이유에 대해선 "조금 더 빨리 여러분께 말씀드릴 수 있었으면 좋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차분하게 정치참여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라며 "언론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저의 고민이 정치적인 계산과 소심함으로 비추어지는 경우도 있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끝으로 부족한 제게 많은 관심을 보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지식인으로서 사회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말로 불출마 선언의 변을 했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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