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와 새정치 비주류, '反김-문 연합전선' 가동?
'김무성-문재인 합의'에 한 목소리로 "수용 불가" 강력 반발
새누리당에서는 친박계가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기간중 김무성 대표의 안심번호 오픈프라이머리 합의 강행을 '선상반란'으로 규정하며 윤상현 대통령정무특보,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김태흠 의원 등 친박계가 앞다퉈 김 대표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은 선거에서 전승했는데, 전패한 야당의 손을 들어준 격"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김 대표를 집중 성토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30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김무성-문재인 합의에 대해 "이게 합의가 될 수가 없다"면서 "공천의 문제는 각 당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다. 공천의 문제는 여야 대표들이 모여서 합의를 해서 우리가 공천을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이건 아니라고 본다"고 반발했다.
그는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서도 "특정 종교집단, 특정 향우회, 이런 곳에서 뭉쳐서 참여하게 되면, 본래 그 정당에서 공천하려고 했던 기준과 사람이 아닌 상대 당이 오히려 고르고, 집단민원인들이 고르는 공천이 되어 버릴 수가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점 보완도 있어야 한다"며 역선택을 우려한 뒤, "미국 같은 경우는 50개 주 중에서 20개 주에서 그걸 하는데, 20개 주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해봤더니 97%가 현역의원이 되지 않았나"라고 문제점을 열거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은 자기 당 특성에 맞는 공천방식을 이미 택했기 때문에, 우리 또한 우리 당에 맞는 공천방식을 선택해나가고, 지금부터라도 특별한 공식기구라도 만들어서 이런 부분들을 깊이 논의해서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보완할 점 보완하고, 이렇게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김무성-문재인 합의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날 김 대표가 긴급 소집한 최고위원 회의에 불참했던 친박 이인제 최고위원도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안심번호라는 게 보편화 돼있는 개념도 아니고 저도 잘 모르지만 그것도 상당한 숨겨진 위험성도 많이 있지 않나? 왜냐면 정보통신회사가 자기들이 그야말로 성인군자처럼 그 비밀을 한 치도 흘리지 않고 지켜준다면 모르지만, 거기에 만일 비밀권력을 그 사람들만 갖고 있는 건데 이게 잘못 남용되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그리고 전화 여론조사라는 것은 편법인데 그것이 무슨 대단한 경선이나 선거의 방식이 될 수는 없다"며 김 대표를 비난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세계에서 어느 나라도 그렇게 하는 나라는 없다. 다만 우리나라는 이제 과도기적으로 그런 여론조사를 경선 같은 데에 활용해오고 있는데 앞으로는 그건 안 되는 것"이라며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도 앞다퉈 김무성-문재인 합의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그동안 문재인 대표에게 새누리당과 오픈프라이머리 협상을 하라고 압박해온 '안철수계' 송호창 의원은 이날 교통방송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는 '안심번호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 딴지를 걸고 나섰다.
송호창 의원은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한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에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라며 "여론조사로 이런 것을 한다고 하는 것은 우리 선거의 원칙으로 하는 것이 보통선거,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보통선거, 직접, 비밀, 평등 선거라고 하는 이런 원칙에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지난번 우리 중앙위원회에서 최종 의결을 했던 것이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제 뿐만 아니라 권리당원 몇 %, 국민 몇 %해서 하는 조사, 그리고 오픈프라이머리까지 다 가능한 것으로, 모든 방법을 다 채택가능한데 그것은 앞으로 당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보자, 라는 것으로 저희가 결론을 내렸다"며 문 대표가 중앙위 의결을 묵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표적 비주류인 황주홍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은 전략공천을 김무성 대표가 한 명도 하지 않겠다고 공언을 하지 않았나? 우리는 20%의 전략공천권을 당 대표가 가지고 있다. 그 다음에 무슨 선출직 공직자평가위원회 무슨 위원회니 하고서 20% 이상을 또 몇몇 사람들이 위원회에서 다 잘라내는, 걸러내는 그런 것들도 하고 있다. 실제로 50%에 대해서만 오픈 프라이머리, 국민공천제를 하겠다는 것이고 나머지는 사실 중앙당의 위원회, 지도부가 결정권을 쥐고 있겠다는 그런 것이니까 질적인 면에서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하는 양당의 입장이 서로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실상 50%가 오픈 프라이머리가 아니라 폐쇄형 중앙당 공천이 되는 것"이라며 "그런 게 근본적인 문제인 것이고 그것이 숨겨져 있는 거다, 양당 합의속에는...언론과 일반에게는 숨겨져 있는 것"이라며 여야 대표가 국민을 기만하고 있는 것처럼 비판했다.
신당을 추진중인 천정배 무소속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추석연휴에 양당대표가 민생 문제를 제쳐두고 자신들의 기득권과 관련된 선거 문제만 합의했다"며 "합의하는 내용상으로도 거대 정당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담합"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그냥 추후 논의사항으로 미뤄두면서 결국 문재인 대표, 김무성 대표에게 활로만 열어준 것이 아닌가"라고 문재인 대표를 집중 성토했다.
이같은 친박계와 새정치 비주류의 비난공세에 대해 '김무성계'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날선 반격을 가했다.
김성태 의원은 친박계의 딴지에 대해 "차라리 속시원하게 전략공천을 이렇게 하면 할 수 없지 않느냐,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야지, 왜 자꾸 그냥 뜬금 없는 이야기, 뜬구름 잡는 식의 이야기로 당내 분열과 당내 갈등을 조장하는 이런 행위를 앞장서서 하느냐"고 힐난하면서 "새누리당은 우리 국민들에게 내년 총선부터 어떤 일이 있어도 당의 권력자나 또 특정 세력이 이 전략공천하는 길을 원천적으로 막겠다. 그래서 우리 당론으로 선택한 것이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이라며 반드시 전략공천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친박계가 박 대통령이 해외순방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럴 수가 있느냐고 반발하는 데 대해서도 "그러면 거꾸로 대통령께서 앞으로 이 문제까지도 관여를 해가지고 내년도 우리 새누리당의 공천방식을 대통령의 뜻에 의해서 결정되어져야 되느냐"고 맞받았다.
그는 더 나아가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운용하고 또 대한민국을 대표한 대통령으로서 외교 통일 문제를 주관하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께서 지난 대선 때 이 정치 분야 공약 중에 가장 제일 첫번째 공약이 바로 국민공천제를 앞으로 법제화하겠다는 그 공약이었다. 지금 와서 대통령 공약을 충실히 실행하고 이행하자는 입장을 갖다가 그렇게 주눅들고 그거 잘못됐다고 하면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가자는 건지 저는 납득이 안 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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