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기관 고위간부들도 '성접대'? 파문 확산
사정기관 간부, '성접대 동영상'으로 협박 당했다는 첩보도
50대 여성사업가가 성폭행 등의 혐의로 건설업자 윤모씨를 서초경찰서에 고소한 것은 지난해 11월. 여성사업가는 이 과정에 유력인사 성접대 의혹을 제기했으나 경찰은 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다가 최근 성접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뒤늦게 재수사에 착수했다.
언론들은 20일 성접대를 받은 유력인사들 가운데 사정당국 전·현직 고위간부들이 포함돼 있어 사건을 축소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일제히 제기했다.
<문화일보>는 "여성사업가가 자신 외에 다른 인사들이 등장하는 동영상을 윤 씨가 갖고 있는 것을 봤다고 한 것이 경찰에 첩보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며 "첩보의 내용은 윤 씨가 사정 당국 전·현직 고위관계자 3명, 대학병원장 등 유력층 인사를 자신의 강원도 별장으로 불러 향응을 제공하면서 성 접대까지 한 동영상 CD 7장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MBC는 "경찰은 사정기관 고위층이 성관계 동영상으로 협박을 당했다는 첩보에 대해서도 관련자들의 진술을 일일이 확인한다는 계획"이라며, 건설업자가 동영상으로 사정기관 고위층을 협박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별장에서 윤씨가 마련한 술잔치에 참석한 인물은 30여 명이며, 동영상에 등장하는 인사는 5~6명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고위인사들의 반응을 전했다.
1~2분 분량의 동영상을 본 법조인은 "와이셔츠와 속옷 차림의 남성이 뒤에서 여성을 껴안는 포즈로 노래를 부르다 선 자세로 관계를 맺는 장면이었다. 이 과정에서 고위 인사의 얼굴이 확인됐다"고 말했으나, 문제의 고위 인사는 "턱도 없다. 윤씨는 알지도 못한다"고 부인했다.
반면 별장 접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다른 인사들은 19일 윤씨 별장에 초대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고위 공무원을 지낸 금융계 인사는 "별장에 초청은 받았지만 가지 않았다"고 했고, 한 병원장은 "초청을 받아 별장에는 갔지만 성접대 같은 건 없었다"고 했다.
<TV조선>에 따르면, 또 다른 당사자로 거론되는 감사원 전직 간부는 건설업자 윤씨를 2000년대 초반에 만났고 별장에 놀러가자는 권유도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채널A>는 경찰청이 서초경찰서를 상대로 외압에 의한 축소 수사 의혹을 수사중이라며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당시 사정기관 고위간부와 상대 여성에 대한 수사도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여러 언론이 제기하듯 사정기관 전·현직 간부들이 건설업자에게 성접대를 받고 심지어 성접대 동영상으로 협박을 당하면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가뜩이나 실추된 사정당국의 권위가 진흙탕 속에 곤두박질치는 등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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