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옥 "정용진, <전태일평전>이 불온서적이냐"
"이마트 불법사찰과 40년전 현실 겹쳐 가슴 아파"
전 의원은 31일 정용진 부회장님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청소년과 대학생들에게 권장도서로 지정되어 있는 책을 회사의 특정업무 담당자가 불온서적으로 분류했다면 나름 그만한 사정이 있어서였을 테지만, 저는 무엇보다 정용진 부회장님이 <전태일 평전>을 읽어보셨을지 문득 궁금해졌다"며 "이미 읽으셨다면 다시 한번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라고 힐난했다.
그는 "사람은 무릇 자신과 비슷한 모습에서 공감과 연대를 느끼는 법이다. 그래서 저는 요즘 부쩍 언론에 등장하는 <전태일 평전>이라는 책의 제목에 마음이 아프다"며 "그 책에는 비록 과거지만 절망과 고통에 몸부림치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태일 평전>을 통해 과거의 모습 속에서 위안을 찾는 지금 이 시대 노동자들의 현실이 그 과거와 닮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염려를 지울 수가 없다"며 "<전태일 평전>을 읽었다는 이유로 해고된 노동자가 평전을 읽으며 받은 위로와 해고의 당혹스러움 사이의 혼란이 가슴 아프다"고 질타했다.
그는 "그래서 <전태일 평전> 1권을 동봉한다. 이미 읽어보셨다 하더라도, 그 속에 있는 과거와 지금 현실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염두에 두고 다시 한번 읽어주시기를 부탁한다"며 덧붙였다.
민주노총과 이마트 노동조합이 앞서 지난 16일 공개된 자료에는 지난 2010년 10월 부천점에서 <전태일 평전>을 갖고 있던 협력회사 직원을 문제삼아 협력업체 사장을 조사하고 해당 직원을 퇴점 및 순환근무 조치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민주노총, 민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30일 정용진 부회장을 비롯해 19명의 사측 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