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해고자 또 자살, 대선후 다섯번째
노조 "극심한 생활고와 스트레스 시달려"
29일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지회에 따르면 윤씨는 이날 밤 11시 30분께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 자택에서 목을 매 숨져있는 채로 동료 해고자에게 발견됐다.
윤씨의 집에서는 해고자로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이 담긴 A4 두 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지만 노조와 유족측은 공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비정규직 지회 관계자는 "윤씨가 사망 전에 다른 사업장 해고자에게 문자를 보냈고, 그 동료가 문자 내용이 좋지 않아 윤씨의 집에 찾아갔더니 이미 목숨을 끊은 뒤였다"고 밝혔다.
숨진 윤씨는 지난 2007년 기아차 화성공장 하도급업체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약 4년간 도장팀에서 일해왔다. 그러나 2008년, 2009년 지회 대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잔업거부 등 현장투쟁을 벌여오다 2010년 4월 징계위원회를 거쳐 해고됐다.
윤씨는 이후 올해까지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에서 복직투쟁을 벌여왔지만, 3년간 극심한 스트레스와 생활고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에서 화성공장 해고자 중 일부를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윤씨는 복직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시신은 경기 화성시 화성중앙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으며 장례절차는 노조, 유족과 협의할 예정이다.
금속노조와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는 이날 오전 긴급간담회를 갖고 장례일정을 비롯해 고인의 명예회복, 사측의 책임자 처벌 등 향후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들이 실의와 좌절 속에 소중한 목숨을 던져야 하는가. 대한민국에 안타까운 노동자들의 죽음을 막을 길이 더 이상 없단 말인가"라며 "박근혜 새 정부에게 간곡히 당부한다. 사회 가장 낮은 곳에서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수많은 국민들의 눈물과 한숨을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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