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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910원대로 급락, '환율 공황상태'

5개월만에 최대폭 하락하며 한달만에 4.5% 급락

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 연속 급락하며 IMF사태후 9년1개월만에 처음으로 920원대 벽을 깨고 910원대로 떨어졌다.

달러화 약세와 매물 폭주에 외환시장 요동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7.90원이 급락한 916.4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환율은 6거래일간 14.40원 급락하며 지난 97년 10월22일 915.10원 이후 9년1개월만에 처음으로 910원대로 하락했다.

전날대비 하락폭은 지난 6월30일 11.70원 이후 5개월여만에 최대치였으며, 10월말 원.달러 환율이 959.60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할 때 한달여만에 4.5%나 급락한 것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3.80원 떨어진 920.5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919원대로 하락했다가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922.00원으로 올랐으나, 엔.달러 환율 하락으로 손절매성 물량이 쏟아지면서 결국 916.4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화 약세와 매물 폭주 영향으로 급락했다며, 달러화가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투자자금의 미국 이탈 우려 등으로 엔화에 대해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보인 데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799.80원을 기록하며 8백원벽을 깨뜨렸고, 엔.달러 환율은 114.59엔을 기록했다.

외환시장 요동으로 삼성전자.현대차 등 수출기업 향후 전망 고심

이같은 외환시장의 요동에 따라 수출기업들은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와 LG전자 등 반도체 수출기업들은 환율 하락이 계속됨에 따라 내년 사업 계획서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고, 현대차도 가격경쟁력 하락에 고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초 삼성경제 연구소가 내년 환율을 925원으로 예측한 데 맞춰 사업계획을 세우려 했으나 최근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기준 환율 변경을 검토하는 등 내년도 사업계획을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환율 하락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결제통화 중 유로화 비중 확대, 환율 헷지 비율을 조정, 수입통화 중 달러 비중 확대 등 통화 다변화 정책을 포함한 대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달러가치 하락과 함께 경쟁국인 일본 엔화가치도 하락하면서 일제차와 한국산차의 가격경쟁력이 급격히 벌어짐에 따라 향후 제조 및 판매 전략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당초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평균 원.달러환율을 9백25원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경우 원.달러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영업이익 손실이 2천억원에 달하고, LG전자 역시 원.달러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5백억원 이상 손실을 볼 것으로 분석했으나, 원.달러환율 하락폭이 커지면서 이들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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