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상왕' 이상득 마침내 구속

최시중-박영준과 같은 구치소 수감, MB정권 참담한 몰락

2012-07-11 00: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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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왕' 이상득 전 의원(77)이 10일 마침내 구속됐다. 현직 대통령의 형이 재임 기간중 구속된 것은 이 전 의원이 최초다.

법원은 이날 밤 영장실질심사 끝에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이상득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법 박병삼 영장전담판사는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주요 범죄혐의에 관한 소명이 있고, 지금까지의 수사진행상황과 피의자의 지위 및 정치적 영향력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17대 대선 직전인 2007년부터 저축은행 부실문제가 불거진 지난해까지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6억원에 가까운 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 전 의원은 과거 자신이 사장으로 있던 코오롱그룹으로부터 정상적인 회계처리를 하지 않은 채 자문료 형식으로 1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일부 금품을 받은 것 외에는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고, 수수한 금품도 대가성이 없는 단순 후원금이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1일 0시21분께 검찰 수사관들에게 이끌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1층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의원은 '대통령을 위해 받은 돈이냐'라는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다가, '대통령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요청하자 그제서야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기자들이 이에 '국민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인 만큼 국민들에게도 한마디 해달라'고 요구하자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호송차량에 실렸다.

이 전 의원은 장맛비속에 곧바로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로 구속수감됐다. 현재 서울구치소에는 이 전 의원과 함께 2007년 대선때 대선자금 모집 등을 주도했던 '방통대군'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그리고 '왕차관'이라 불리던 박영준 전 차관이 수감돼 있다.

MB정권 탄생 및 정권 운영 과정에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던 실세들이 예외없이 모두 같은 구치소에 갇히면서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자부하던 MB정권은 사실상 처참하게 막을 내린 형국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밤늦게 참모진으로부터 이 전 의원의 구속 사실을 보고받았지만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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