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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33인, 쌍용차 사태 조기해결 촉구

정지영, 변영주, 박재동 등, "차라리 감옥이었으면 견뎠을 것"

영화감독 정지영·변영주, 만화가 박재동, 소설가 공지영, 방송인 김미화 등 문화예술계 인사 33명이 16일 오전 쌍용자동차 22번째 희생자인 고 이윤형씨의 넋을 기리는 서울 대한문 분향소을 찾아 정부와 사측에 조속한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름이 아닌 숫자로만 기억되는 삶과 죽음이 있다. 21번째, 22번째...... 희생자. 이렇게 호명되는 이름들, 일제 치하 불령선인의 낙인처럼, 80년 광주의 폭도로 불리던 오명처럼,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라는 붉은 낙인이 찍힌 사람들, 번듯한 취직도 복직도 안 되는 사람들, 강도강간의 피해자나 전쟁경험자처럼. 혹은 일가족 몰살의 참화를 겪고 혼자만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나 생긴다는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진통하는 사람들, 차라리 감옥이라면 그들은 견뎠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자신도 자신을 어찌해볼 수 없어 누군가는 연탄가스를 피우고, 누군가는 긴 계단을 걸어 23층 옥상에서 낙하하며, 누군가는 자신의 강제퇴직 때문에 우울증으로 자결한 아내를 뒤따라, 인간사의 지독한 노역과 인연을 마감한 사람들. 스트레스로 인한 심근경색으로 불귀의 객이 된 이들은 또 몇이냐"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어 "혹자는 이들의 마지막 선택을 개인의 마음가짐과 결단의 문제일 뿐이라 말하기도 하고, 혹자는 자본의 생산성과 회사 정상화의 장애물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방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이 사태의 내면과 진실을 알고 있다. 이 체제는 몸뚱이 밖에 없는 사람들을 일방적으로 희생시켜 놓고 전과자로 둔갑시키는데 한없이 능숙해졌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거리에는 공장에 남아있는 노동자들이 만든 자동차들이 거리 곳곳을 달린다. 회사는 순탄하게 차바퀴처럼 잘 굴러간다"며 "그러나 그들의 생존 바퀴에는 브레이크만 걸려있다. 아이들은 부모가 겪은 트라우마가 그대로 전이돼 잘 웃지도 않는다고 한다. 상처의 연좌제라는 본디 없는 슬픔을 저 죄없는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없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이들은 "누군가의 일방적 희생으로 소수를 살찌우는 어떤 체제와 이론도 동의할 수 없다"며 "징하디 징한 3년 세월"이라고 사측과 정부에 적극적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경찰은 문화예술인들의 기자회견 도중에 기습적으로 분향소 철거에 나서 조합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조측은 서울 중구청이 분향소 철거를 요구해왔지만 49제가 열리는 오는 5월 18일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앞서 13일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명진 스님,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조화순 목사 등 시민사회.종교계 원로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범국민추모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추모위는 오는 21일 평택 쌍용자동차 앞에서 범국민추모대회를 열고, 49제 다음날인 5월 19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쌍용차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종교계는 이 기간 4대 종단의 합동 기도회, 각 종단별 대규모 시국법회와 시국기도회, 시국미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

박재동(만화가) / 정지영(영화감독) / 공지영(소설가) / 김미화(방송연예인) / 변영주(영화감독) / 심재명(명필름 대표) / 권병길(배우) / 임진택(판소리) / 권칠인(영화감독) / 이시백(소설가. 리얼리스트100 대표) / 심보선(시인) / 황규관(시인.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 임정희(문화연대 공동대표) / 전미영(한국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사무총장) / 송경동(시인) / 양기환(문화다양성포럼 대표) / 맹봉학(배우) / 여균동(영화감독) / 김정헌(예술가마을 네트워크 대표) / 김해원(어린이책작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모임>) / 박은선(리슨투더시티) / 이철수(판화가) / 이동수(전국시사만화가협회 회장) / 권범철(전국시사만화가협회부회장) / 하재욱(전국시사만화가협회 사무국장) / 오성화(프린지 페스티벌 대표) / 임창제(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 / 민정연(꽃다지) / 박준(민중가수) / 한금선(사진작가. 최소한의 변화를 꿈꾸는 사진가들) / 김용민(만화가) / 최민(만화가) / 백정숙(만화평론가) 등
최병성 기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3 0
    넓게봐봐

    쌍용차 사태는
    정규직에서 짤리면 지옥이 기다린다는 가장 좋은 예인데...
    해고가 문제가 아니라 정규직짤리면 삶자체가 노예로 떨어진다는 문제

    비정규 파견직하고 맞물린 문제인데 이게 개별사안으로 해결될 수 가 있나...
    아니 설사 여론을 의식해 쌍용차문제만 해결이 된다고 해도 그냥 몇명의 안위만 나지는것뿐...

  • 6 0
    명명백백

    통/진/당은 당내외 선거부정사건을
    명명백백하게 공개하고
    책임자를 즉각 처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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