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82% "명절-연휴때 대형유통매장도 문 닫아야"
유통노동자들 "명절 이틀은 꼭 쉬고 싶다"
"영업시간이 길어 최소 12시간씩 일한다. 엄마 역할도 못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유통노동자들이 17일 국회에 나와 한 말들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명절 때도 쉬지 못하는 유통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개선을 촉구했다.
서비스연맹은 "다가오는 설날에도 대형마트들은 하루도 휴점하지 않고 영업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백화점의 경우도 이틀 이상의 휴점을 요구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하루만 휴점하고 영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굳히고 있다"며 "평일이고, 주말이고, 명절이고를 떠나서 오로지 기업의 수익증대만을 위한 대형유통기업들의 과도한 영업활동으로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 침해, 주변 중소영세상인들의 생존권 침해, 과도한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환경파괴 등의 폐해가 여러 부문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장을 촉구했다.
'유통서비스근로자에관한특별법'을 입법발의했던 이미경 의원도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노동자의 고용현실이 가장 열악하고 대다수 여성노동자라 유방암, 자궁질환 등의 건강문제가 심각한데도 국회는 중소상인 보호, 야간노동자 보호 취지와는 유통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지식경제부의 유통산업발전법개정안만 통과시켰다"고 비판했다.
백화점에 근무하는 하모씨는 "백화점들이 명절에 하루만 쉬겠다고 발표해서 저희들 대부분 고향에 못가게 됐다. 고향이 먼 사람들은 고향에 가지 말라는 말이다"라며 "명절에 꼭 이틀을 쉬어 고향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역시 백화점에 근무하는 김모씨도 "백화점이 오전 10시 30분에 오픈하지만 대부분 9시 출근한다. 주중에는 오후 8시, 주말에는 8시30분에 폐점하지만 뒷정리를 하다보면 1시간 이상 근무해야 해서 근무시간이 최소 12~13시간"이라며 "몸도 너무 힘들지만 무엇보다 전 두 아이의 엄마인데 엄마역할을 제대로 못한다. 영업시간 제한법이 빨리 통과되서 아이들에게 엄마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서비스연맹은 지난 7~10일 서울 등 12개 대도시에 거주하는 시민 1천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연중무휴·영업시간 연장에 대해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불가피한 일"이라는 대형유통업체들의 주장과 정반대였다.
응답자의 81.9%는 대형유통매장이 명절이나 연휴기간 동안 휴점하는 데 대해 찬성했다. 또 정기적인 휴점제를 시행하는 데 대해서도 응답자의 75.6%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매장영업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69.7%가 찬성했다. 특정요일과 야간 휴점에 대한 법적 제한에 대해서도 64.2%의 시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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