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안철수와의 이메일 내용' 공개
"안철수와 정말 아무런 군더더기 없이 얘기 끝났다"
<한겨레> 인터넷판에 따르면, 박원순 변호사는 이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저도 어려운 결심을 했는데, 바로 그 다음날 안 교수 출마 검토 소식이 들리더라. 안 교수가 상당히 많은 준비를 했고, 함께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았고. 그래서 적어도 상의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안교수와는 이메일을 오랫동안 주고받은 사이였고, 내가 주로 부탁하는 입장이었다.(웃음)"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안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에 대해 "산을 타다가 며칠에 한 번씩 마을에 내려와 스마트폰으로 메일을 썼는데, 메일은 ‘난 정말 몰랐다. 그런 생각이 있으면 사전에 얼마든지 조율할 수 있었을 텐데, 나는 의외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서로 경쟁하는 모습이 어떻게 비칠지 좀 걱정이 되고,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우리가 이야기 나눠보는 게 좋지 않겠는가.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서로 신뢰와 존경의 관계는 무너지지 않도록 하자’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안 교수는 담백하고 간결한 사람인데, 제가 너댓줄을 (이메일로) 보냈더니 ‘동의한다. 어디서 뵐까’라고 답이 왔다. 그래서 장소 정하려고 몇 번 더 주고받고 했다. 그게 전부”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6일 안 교수와의 후보단일화 협상과 관련해선 “사실, 안교수 만날 때 (안 교수가 양보할) 가능성은 반반 정도라고 생각했다. 만나는 자리에 나갔더니 박경철 원장이 배석을 했다. 그 분들 함께 오랫동안 고민해왔으니 개인적으로는 ‘아, 힘들 수도 있겠구나. 두 사람만의 진심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아닐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며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안 교수가 ‘정말 결심하셨습니까’ 묻길래 내 생각을 쭉 설명드렸다. 그러고 몇 마디 더 오가다가 그냥 ‘제가 물러나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하더라. 아무런 군더더기 없이 이야기가 끝났다"고 전했다.
그는 "정말 깜짝 놀랐다. 안 교수가 양보를 통해 뭘 가져가려고 했으면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했을 텐데, 뭘 가져가려고 양보한 게 아니니 상당히 많은 것을 얻으신 것 같다"며 "저는 개인적으로 안 교수에게 부채감이 생기기도 하고 평생 갈 신뢰가 생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곽노현 교육감 문제에 대해선 “사건 내용은 잘 모르겠다. 다만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현직 교육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보니 검찰의 오버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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