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제명하면 우리중 누가 살아남나"

강용석 제명안 부결, 김형오 "YS 징계의 부끄러운 역사 되풀이 안돼"

2011-08-31 15: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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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발언 파문을 일으킨 강용석 의원 제명안이 31일 김형오 한나라당 의원 등의 강력 반대에 힘입어 부결돼 파문이 일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회의장 문을 닫고 비공개로 강용석 의원 제명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쳤으나, 가결 요건인 재적의원 3분의 2(198명)에 못 미쳐 부결됐다.

이날 표결 결과는 재적의원 총 259명 가운데 찬성표는 111명에 불과했고, 반대는 이보다 많은 134명, 기권은 6명, 무효 8명으로 집계됐다. 국회 절대 다수를 차지한 한나라당 의원 등이 무더기 반대표를 던졌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국회는 이날 표결과정을 외부로 알리지 않기 위해 표결을 지켜보기 위해 본회의장 방청석에 들어온 여성참관인들까지 모두 회의장 밖으로 쫓아냈다.

그러나 이처럼 철저히 보안을 지키려 했으나, 이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의 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이 강 의원 제명에 강력 반대하면서 제명 무산안을 주도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는 비공개 본회의에 참석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실시간으로 현장상황을 트위터를 통해 중계하면서 확인됐다.

이 대표에 따르면, 김형오 전 의장은 "침묵하는 다수 또는 소수의 목소리를 누군가는 말해야 한다면 선배로서 해야 한다"며 "저를 위한, 여러분을 위한 변명이기도 하다"며 강 의원을 감싸기 시작했다.

김형오 전 의장은 이어 "김영삼 총재 징계의 부끄러운 역사를 되풀이하실 것입니까?"라며 엉뚱하게 강 의원 제명건을 1979년 유신말기의 YS 제명과 비교하면서, "이 정도 일로 제명한다면 우리 중에 남아있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한 뒤, " 여러분은 강의원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요? 저는 그럴 수 없습니다"라며 부결을 호소했다.

김형오 전 의장 주장에 한나라당 의석에서는 "잘했어, 살신성인했어"라고 동조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이 대표는 이같은 김 전 의장 발언을 전하며 "아뇨, 저는 찬성표 던지겠습니다!"라며 강 의원을 감싸고 도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질타했다.

이 대표는 제명안 부결직후 "강용석 의원 제명안 부결. 259명 투표, 가111, 부133, 기권6, 무효8"이라고 부결 소식을 전하며 "강 의원을 오늘 막달라 마리아에 비유하신 김형오 의원 덕택인가요. 강의원께서 오늘 막달라 마리아 되셨습니다"라고 김 전 의장을 신랄히 꼬집었다.

강 의원 제명 부결은 한나라당이 대외적으론 비난여론을 의식해 강 의원을 한나라당에서 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삐뚤어진 '동료 의식'에 의거해 강 의원을 감싸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여성계 및 방송계의 반발 등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표결 부결로 강 의원은 내년 4월까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엄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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