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크레인 강제이동하면 100m 꼭대기로 올라가겠다"
"사람들 눈에 안 띠는 바다쪽으로 이동시키려 해"
김진숙 지도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급박했던 상황과 관련, "회사측은 이 크레인만 진압을 하면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사태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며 "이 크레인을 84호 크레인으로 당겨서 바다쪽으로 이동을 하겠다, 그러니까 도로쪽에서 어쨌든 안 보이면 사람들의 시야와 관심에서 사라진다고 생각을 하니까 어제 같은 경우도 84호 크레인하고 연결하는 그 와이어로프를 다 연결해놓고 85호 크레인의 브레이크핀을 다 뽑아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이렇게 당겨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저희들은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이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강제이동시 대응방안과 관련해선 "붐대가 땅에서는 수직으로 솟은, 지상에서는 100m가 넘는 높이"라며 "더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면 저 역시도 더 극한상황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어제 같은 경우에는 당기기만 하면 붐대에 올라가겠다고 준비를 다 했었다"며 강제이동시 100m 높이의 붐대로 올라가 결사항전할 것임을 경고했다.
한편 20일 사측의 크레인 강제이동 시도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 등에는 사측을 질타하는 글들이 봇물 터지고 있다.
극작가 박새봄씨는 "김진숙지도가 올라가 있는 85크레인을, 사람들이 볼 수 없는 바닷가쪽으로 끌고가려고 한단다. 사람들의 눈만 피하면 아무짓을해도 괜찮다는 저 생각. 아무나 잡아들여 고문실로만 끌고가면 된다고 믿던 사람들, 여전히 살아있다"고 질타했고, 이 글을 본 소설가 이외수씨는 글을 리트윗하며 "역주행시대"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도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어제 한진중공업 회사측은 김진숙씨가 200여일째 농성하고 있는 85호 크레인을 바다쪽으로 이동하려고 했다"며 "압박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이나, 위험한 행위이다.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한진 중공업은 김진숙씨를 압박해서 사태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노사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풀어야 한다"고 한진중공업 사측을 질타했다.
그는 특히 "이 사태를 지휘하는 것은 조남호 회장"이라며 "국회 청문회에도 도피성 출국으로 회피해 놓고 얼굴을 보이지 않으면서 총지휘를 한다. 내부에서 너무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제기하니까 어떤 임원을 해외로 바로 발령 내 버리는 횡포를 저지른다"며 조 회장을 맹비난했다.
반면에 <조선일보>는 이날자 사설 <'소수의 드러눕기'에 다수가 골탕먹는 대한민국>을 통해 "김씨는 1981년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했다가 1985년 해고당했다. 한진이 회사를 인수한 것은 그 4년 후다. 따져 보면 한진중공업과 무관한 외부 인사가 200일 가까이 남의 회사 중장비를 불법 점거하고 있는 셈"이라며 "야당과 좌파 시민단체들은 김씨를 응원하기 위해 소위 '희망버스'를 두 차례 한진중공업으로 몰고 와 경찰과 충돌했고, 오는 30일엔 수만명을 동원하는 3차 '희망버스'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김 지도위원 등을 비난했다.
사설은 "외눈박이처럼 정치적 목표만 바라보는 이들 눈엔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회사를 살려내야 할 한진중공업에 남은 임직원 1400명의 입장이나 7월 말 휴가철 대목을 1년 동안 기다려 왔던 영도구의 영세 자영업자들의 사정은 아예 보이지 않는 모양"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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