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김대중 "MB, 박근혜에게 당권 넘겨야 살 수 있다"
4.27 재보선후 패닉적 공포 나타내며 MB 연일 맹압박
김대중 고문은 2일 밤 인터넷판에 올린 글을 통해 "한나라당이 집권을 유지하는 길은 이제 한 갈래로 모인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친이(親李)계와 친박(親朴)계의 해체를 공동선언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黨)을 대권도전 단일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이 대통령도 살고 박 전 대표도 산다"며 이 대통령에게 당권을 박 전 대표에게 넘길 것을 공개 촉구했다.
그는 이 대통령에게 "현재로서 이 대통령의 퇴임 이후는 불투명하다. 그의 부단한 노력과 헌신에도 불구하고 그는 늘 논쟁적 대통령, 또는 찬·반이 엇갈리는 대통령으로 불려왔다. 그렇기에 퇴임 후 그의 재임 시 문제들은 어쩌면 MB시대를 논쟁의 구렁으로 몰아갈 수 있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야당이 정권을 잡는 경우 그의 처지는 험난해질 공산이 크다"며 이 대통령의 험악할 퇴임후를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더 나아가 "우리는 우리의 정권교체 역사에서 전임 대통령의 험난한 꼴을 여럿 보았다"며 "박정희 대통령은 살해됐으며 전두환 대통령은 같은 군인 출신 노태우 대통령에게 정권을 물려주고도 백담사로 귀양 갔다. 김영삼 대통령은 3당통합에도 불구하고 전두환·노태우 두 사람을 감옥에 보냈고, 김대중 대통령은 YS에게 패배한 뒤 정계 은퇴에 해외로 나가는 길을 택하고서 보복을 면했다. 가족의 비리는 YS와 DJ를 괴롭혔고, '노무현의 자살'로 귀결됐다"며 이 대통령이 겪게 될 '험악한 퇴임후'를 열거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임기를 아직 1년 반 이상 남기고 있는 이 대통령으로서는 억울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4·27 재·보선과 내년 4월 총선거라는 일정은 그에게 불운(不運)일 수 있다. 여름휴가철 끝나고 정기국회를 치르고 나면 곧바로 총선이다. 4·27 재·보선에서 시작한 선거일정은 MB를 예상보다 빨리 정치권 밖으로 밀어낼 수밖에 없고 그의 레임덕은 불가피하다. (중략) 여기서 업적에 매달리기보다 '성공한 후임'을 만드는 데 공을 세우고 '안전한 전임'을 도모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며 박 전 대표에게 당권을 넘기고 대신 퇴임후 안전한 퇴임을 담보받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더 나아가 "친이계의 몇 인사들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는 죽은 목숨'이라며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면 싸우고 죽겠다'며 개헌이다, 무슨 모임이다 하면서 진(陣)을 치고 나서고 있다"며 '이재오계'를 정조준한 뒤, "일부는 '박근혜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야당이 집권하는 것이 낫다'고 한다"며 이재오계를 질타하며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 빅딜을 거듭 압박했다.
4년전 한나라당 경선때 이명박 후보를 적극 지지했던 <조선일보>가 MB의 임기말에 벼랑끝 극한위기에 몰리자 박 전 대표에게 공천권 이양을 의미하는 당권 이양을 이 대통령에게 압박하고 나선 모양새여서, '조변석개'의 비정한 세태를 새삼 실감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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