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촛불소녀 "나도 <조선일보>에 이용 당했다"
"반성은 대통령께서 하셔야 한다"
12일 <한겨레> 인터넷판에 따르면,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한 정은진(고2) 양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신문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달리 평가할 수 있지만 이번 기사는 왜곡 보도"라며 "옳다, 그르다를 논할 수 없는 소설일 뿐이다. <조선일보> 기자에게 이용당했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정 양은 인터뷰 경위와 관련, "촛불 2주년 맞춰서 기획 기사를 내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보도한다고 해서 승락했다"며 "기자가 신뢰를 참 많이 줬다. 자기를 믿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왜곡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고 했고 기자가 약속했다. 그런데 앞뒤 싹 자르고 기사를 내버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10일자 기사에서 정 양의 인터뷰 내용을 다음과 같이 보도했었다.
2년 전 "동방신기(아이돌그룹) 오빠들이 광우병 때문에 죽는다"고 울부짖으며 촛불시위에 나갔던 여학생 중 일부는 아직도 광우병 괴담을 믿고 있었다. 취재팀의 취재에서 이들은 대부분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는 일부 언론과 그 자료를 퍼 나르는 인터넷에서 근거를 댔다.
중3 때 촛불시위에 참가했던 서울 S고 2년 정은진(17)양은 "광우병 성분은 생리대나 분유에도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다"며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알고 있었다. 정양은 그러면서 "일회용 생리대는 가급적 안 쓰고 면 생리대로 대체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양은 "2년 전부터 쇠고기를 한 점도 안 먹고 있고 학교에서 급식으로 쇠고기가 나오면 아예 식사를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광우병 촛불' 2년… 그때 그 사람들은 지금] [1] '촛불소녀' 한채민양 "무대에서 읽은 편지는 모두 시민단체가 써준 것"> 기사 중>
정 양은 이같은 <조선일보> 기사 내용에 대해 "기자가 먼저 생리대에 '광우병 관련 물질'이 들어가는 지 알고 있냐고 물었다"며 "그래서 '나도 안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기자가 원하는 멘트를 받기 위한 의도적 질문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특히 "당시 기자는 맞장구를 치면서 자기 친언니도 면생리대를 사고 자기도 걱정 돼서 면생리대만 사용하려 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촛불집회 참석과 관련,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며 "내가 자발적으로 나갔기 때문이다. 단 하나 회의감이 드는 것은, 아직까지 대통령은 귀를 닫고 있고 읽고 싶은 것만 읽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있으니까 내가 2년 전에 했던 것들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대통령의 전날 '촛불집회 참석 인사들에 반성하라는 식'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어이가 없는 말이다. 반성은 대통령께서 하셔야 한다"며 "대통령은 왜 소통을 하려 하지 않나. 상위 2%에게만 소통하고 있는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조선일보> 칭찬에 대해서도 "보는 관점에 따라 신문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지만 이번 기획 기사는 팩트가 아닌 소설"이라며 "모두 짜깁기해서 보도한 왜곡 보도다. 이런 소설을 두고 '옳다, 그르다'를 논할 수도 없다"고 꼬집었다.
<조선일보>에 등장하는 또 다른 촛불소녀인 유선경(18) 양도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사의 제목부터 전반적인 내용이… 상당히 기분이 안 좋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 양은 "따옴표 안은 그대로 썼는데 제 문장 바로 앞에 '이렇게 잘못된 정보로 확신이 굳어진 학생들은 적지 않았다'라는 문맥에 맞지도 않은 문장을 붙여서 기사를 줄줄 읽어가는 사람들이 오해할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기사 발행 후 해당기자에게 항의하자,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정말 죄송하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소개하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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