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김건희 때문에 보수 'X팔리는' 심정"
"尹, 보수 망치려 작정한 'X맨' 아니냐"
박정훈 실장은 이날자 칼럼 <윤 대통령은 '보수'인가>를 통해 이같이 지적하며 "공적 권한 없는 김 여사가 국정과 인사, 심지어 여당 공천과 당무(黨務)까지 관여한다는 의혹이 꼬리 물고 있다. 추석 전 현장 방문에서 김 여사가 제복 공무원들을 세워놓고 '미흡한 점이 많다' '개선이 필요하다'며 지시조(調) 발언을 쏟아낸 장면이 상징적이었다"고 열거했다.
그러면서 "공과 사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이 보수의 선공후사(先公後私) 철학"이라며 "김 여사의 월권을 수수방관 방치하는 윤 대통령의 태도를 보수층은 도무지 납득하기 힘들다"고 개탄했다.
그는 "김 여사 이슈는 보수의 마지막 보루인 법치의 가치마저 흔들고 있다"며 "왜 대통령 부인은 명품백을 받아도 처벌받지 않는지, 주가조작 의혹으로 고발돼도 4년 넘게 수사가 뭉개지는지, 검찰에 소환돼도 경호처 부속 건물에서 특혜성 조사를 받는지, 설명이 궁색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보수층이 이재명의 온갖 범죄 혐의에 혀를 차다가도 '김 여사는?'이란 반박을 받으면 말문 막힐 때가 많다"며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지지자들로선 속된 말로 ‘X팔리는’ 심정이 된 것"이라며 윤 대통령에게 울분을 토했다.
더 나아가 "지지 기반이 무너지는 비상 상황에서도 윤 대통령은 현실을 보려 하지 않는다. 지난 총선 때, 참패 위기 앞에서도 김 여사를 감싸고 한동훈을 내치면서 선거를 엉망으로 망친 것을 보수층은 기억하고 있다"며 "하도 기가 막혀 윤 대통령이 보수를 망치려 작정한 ‘X맨’ 아니냐는 한탄까지 나올 지경이었다"고 질타했다.
그는 "지난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자신이 보수라는 사람 중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3%로, ‘지지한다’ 38%를 압도했다. 보수층조차 윤 정권의 실체에 실망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윤 대통령이 보수의 정체성을 의심받을 때 어떤 비극적 상황이 벌어질지 상상만으로도 두렵다"는 경고로 글을 끝맺었다.
그의 글은 보수층의 많은 공감 댓글과 함께 <조선일보>에 대한 비판을 자초했다.
김종민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상황이 불리해지면 재빨리 손절하는 기회주의적 행태가 대한민국 보수의 민낯이 아닌지 많은 생각이 든다"며 "1차적 책임은 정권교체의 큰 뜻을 망각한 채 폭주하며 나라를 말아먹고 있는 윤석열 본인에게 있지만 주변에 들끓는 간신배들과 이를 전혀 비판, 통제하지 못하는 보수언론들(에게도 있다)"고 꾸짖었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김 변호사 글을 보고 "존경하는 김종민 선배님의 모든 말씀에 동의합니다, 딱 하나만 빼고. 명예를 바랄 데에 바라셔야 ㅎㅎ"라는 댓글을 달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