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검찰, 한명숙 공소장 변경해라"
경호관 "오찬 끝나면 총리가 가장 먼저 나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형두) 심리로 열린 6차공판에서 변호인은 "돈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곽 전 사장이 진술을 바꿨는데 공소장을 변경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묻자, 검찰은 "곽 전 사장의 진술이 명확하지 않아 방법을 특정하지 않고 '건네줬다'라고 표현했으며 여기에 건네주는 방법이 포괄적으로 담겨 있어서 공소사실을 변경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거부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검찰에 대해 "공소장에는 돈을 건네줬다고 했는데, 이는 테이블에 돈을 놓고 나온 것이나 비서에게 돈을 줘서 이를 비서가 다시 건네줬다는 것도 다 포함되는 표현으로 특정이 안 된다"며 진술 번복에 따른 검찰 공소장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구체적인 행위가 특정돼야 하니 공소사실의 특정 여부에 대해 검토할 것을 권한다"며 공소장 변경을 권고했다.
재판부까지 공소장 변경을 권고하기에 이르자, 검찰은 공소사실 특정 여부를 검토해 추후 입장을 다시 밝히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이날 공판에선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이 의자 위에 놓고 나왔다는 5만 달러를 챙길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증언이 나와 검찰을 당혹케 했다.
증인으로 나온 총리공관 경호관 윤모씨는 "오찬이 끝난 뒤 역대 총리가 늦게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한 전 총리도 가장 먼저 나왔다고 증언했다.
8년 동안 총리 공관에서 근무한 그의 설명에 따르면, 총리보다 손님이 먼저 오찬장에서 나올 경우 곧바로 경호관들이 들어가게 돼 있다. 오찬에 배석한 손님 중 누군가가 총리를 위해했을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는 "만약 손님이 나가고 총리가 안에 있으면 저희가 곧바로 들어간다, 그게 우리 임무"라고 답했다.
재판은 19일 속개된 후, 22일에는 사상 최초로 총리공관에 대한 현장검증이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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