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욱 "한명숙에 1천만원 줬는지, 내가 썼는지 기억 안나"
"검사, 호랑이보다 무서웠다", "저녁에 조사받으면 아침에 언론에 나와"
곽 전 사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수사 과정과 관련, “(지난해 11월9일 첫 조사를 시작한 뒤) 검사가 '전주고' 나온 정치인 이름 다 대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중에) 변호인과 상의한 뒤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조서를 재작성했더니 검찰에서 정치인 얘기를 계속 하라고 했다”며 “검사님이 무서워서 얘기했다. 하도 몸도 아프고 죽게 생겨서 다시 줬다고 진술했다”며 울먹였다.
그는 이어 “아침 8~9시 사이에 검찰청에 왔다. 검찰청사 구치감에서 기다리다 부르면 올라갔다. 그때부터 밤 12시까지 조사받았다. 조사가 다 끝나면 검사가 또 면담하자고 했다”며 “정치인 이름을 대라고 했다. 변호인도 없는 상태에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새벽 1~2시까지 면담했다”고 말해, 변호인 없이 심야 조사를 받았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구치소에 새벽 3시가 넘어서 들어간 적도 있다”며, 당시 검사 태도에 대해 “그 때는 호랑이보다 무서웠다. 지금은 참 좋아졌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저녁에 조사받고 나오면 아침에 (언론에) 나오고"라고 말해 피의사실이 실시간으로 언론에 유출됐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2004년 총선 때 (국회의원에 출마한) 한 전 총리에게 선거자금 1천만원을 지원하지 않았느냐”는 검찰 심문에 “처음에 돈을 (건네려고) 들고 갔다가 주지 못했고, 이후에 줬는지, 내가 썼는지, 회사에 반납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검찰 기소 내용과 다른 그의 진술이 계속되자 재판부는 검찰에서 한 진술과 법정 증언 가운데 어느 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그는 다시 "검찰에서 한 진술이 맞다"고 말을 바꿨다.
이날 재판은 밤 11시30분까지 진행된 뒤 12일 오전 10시 속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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