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사기꾼" vs 김형오 "어디 선배한테"
<현장> '추미애 개정안', 막말 공방속에 1일 새벽 통과
민주당은 새해 예산안과 마찬가지로 물리력으로 저지하진 않았다. 대신 반대토론 과정에 한나라당은 물론, 노동관련법을 직권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정부여당 압박에 하룻만에 직권상정을 한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김상희 "김형오는 무당, 한나라 의원들은 청와대 용역깡패"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이 한밤중에 국회에서 굿이 벌어졌다"며 "무당은 국회의장이다. 국회의장 무당이 지금 살아난 우리 노동자들의 단결의 권리를 죽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국회의장이 모든것을 지금 날치기하고 있다. 국회의 모든 것을 지금 부정하고 있다"며 "우리 국회는 죽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어 화살을 단상 주변의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돌려 "뱃지 왜 달고 있나? 청와대 경비실에 취직하시라"며 "당신들은 청와대의 용역 깡패"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에 "뭐?", "말조심해"라고 반발했으나, 김 의원은 개의치 않고 "부끄러운 줄 알아라. 한나라당 의원들 왜 의원이 되셨나? 대통령이 요구하는 것 모두 들어주려고 의원되셨나? 국회의 기능이 뭔가? 정부 견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의 권력 견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김 의장은 "의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적이 없다.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강한 불쾌감을 토로했다.
홍영표 "김형오는 사기꾼"
김 의원에 이어 단상에 오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저는 한나라당 의원님들 하시는 것을 보면서 정말 집단 광기의 현장에 와 있는 것 같다"며 우선 한나라당에 펀치를 날렸다.
그는 이어 김 의장을 정조준, "계속해서 편법을 거듭하고, 이렇게 오늘 직권상정으로 날치기 처리하려고 하고 있다"며 "저는 김형오 의장을 보면 정말 이해가 안간다. 어떻게 아침에 한 얘기가 다르고 오후에 한 얘기가 다른가? 안한다고 했다가 직권상정하고"라고 말바꾸기를 힐난했다.
그는 더 나아가 "나는 대한민국 국회의장이 정말 사기꾼, 사기꾼이 돼 버렸다고 생각한다"며 "사기꾼 아니면 뭔가? 나는 김형오 의장이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을 볼 때 가증스럽다"고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민주주의? 자기 스스로 국회법도 지키지 않으면서 민주주의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누구한테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나?"고 덧붙이기도 했다.
홍 의원이 제한된 5분이 지난 뒤에도 비난공세를 계속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를 끌어내려 했고, 홍 의원은 이에 김 의장에게 삿대질을 하며 "김형오, 사기꾼 아냐?"라며 거듭 비난을 퍼부었다.
김형오 발끈, "국회 들어온지 며칠 되지 않은 사람들이"
김 의장은 발끈, "당신, 후회할 말 하지 말어"라며 "이렇게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의원이 어떻게 토론을 한다고 나섰나? 양심에 부끄럽지도 않나? 기본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토론을 한다고 나왔나?"라며 반말로 홍 의원을 비난했다.
김 의장은 "지금 홍영표 의원이 본 의장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모욕적인 언사를 썼다. 대단히 큰 문제를 저질렀다"며 "홍영표 의원의 자식이나 손자가 몇십년 후에 이 회의록을 보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울분을 참지 못했다.
김 의장은 더 나아가 "국회 들어온지 며칠 되지도 않은 사람들이 이렇게 선배들이 쌓아놓은 것을 한꺼번에 흐트려뜨리지 말라"며 "아무리 국회지만 젊은 의원은 나이 드신 선배한테 대접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서열'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야유를 퍼붓자. 김 의장은 "의장 말하는데 자꾸 이렇게 대꾸하지 말어. 어디서 이렇게 건방진 것만 배워 가지고"라고 거듭 반말을 퍼부었다.
결국 이날 노동법은 개의시작 한시간여만인 새벽 2시 7분, 재석 175석 중 찬성 173, 반대 1, 기권 1 명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 의장은 노동법 통과후 "내가 노동법을 직권상정하지 않겠다고 한 부분은 환경노동위원회의 사안을 말한거다. 거두절미하고 왜곡되게 자기마음대로 표현했는데, 환노위에서 타결을 하라는 뜻이었다"며 자신이 말을 바꾼 적이 없음을 강조하는 것으로 새해 첫날 국회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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