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이 31일 새해예산안 및 예산관련부수법안 9건을 자정 전까지 무조건 처리한다고 밝힌 뒤, 한나라당이 밤 8시부터 본격적인 예산안 일방처리에 돌입했다.

허용범 국회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김 의장의 입장을 전하며 본회의를 저녁 8시로 정했다고 덧붙였다. 허 대변인은 "오늘 중으로, 즉 연내에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 및 부수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장의 심사기일 지정 전에 법사위 산회가 선포돼 부수법안 9건 처리가 불법이라는 민주당 지적에 대해선 "국회의장의 예외적이고 불가피한 조치에 대해 일일이 상임위원장이 제동을 걸고 방지할 수 있다면, 국회법에 의장의 직권상정을 만든 것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만약 지금 시점처럼, 법사위 산회가 선포된 것이 명백한 데도 의장이 심사기일을 지정한다면 논란이 되겠지만, 오늘처럼 의장이 심사기일을 지정하고 이러한 통보를 하는 도중에 법사위원장이 산회를 선포한 것이라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 의장이 본회의를 소집한 밤 8시부터 본회의장에 미리 입장해 있던 한나라당은 예산안 강제처리 움직임을 본격화하기 시작하면서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 민노당 의원들이 단상 아래에 몰려들며 "4대강 예산 결사반대"라는 종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양자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됐다.

김 의장은 밤 8시15분에 본회의 개회를 공식 선언했다. 이어 한나라당 심재철 예결위원장이 단상 앞으로 나와 새해 예산안을 설명하고 있으며, 이 속도로 가면 밤 9시께 새해 예산안이 통과될 전망이다. 야당 의원들은 현재까지는 구호만 외치며 물리적 저지는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