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실무자 "도곡동 전표, 직원들 다 봤다"
안원구 국장, 실무자와의 대화 녹음기록 <신동아> 통해 공개
<신동아>는 신년호에서 안원구 국세청 국장이 구속되기 전인 지난 9월께 앞서 2007년 세무조사 당시 대구지방국세청 실무자였던 A씨와 만나 나눈 대화내용을 녹음한 기록을 입수해 공개했다.
안원구 국장은 A씨에게 "그것 때문에 연말에 식겁했지"라고 말했고, A씨는 "그때 고생 많이 했는데"라고 말했다.
안 국장은 이에 "전번에 감찰에서 왔나요?"라고 물었고, A씨는 "'포스코 조사하면서 뭐 봤느냐?'고 그래요"라며 감찰을 받았음을 밝혔다.
안 국장은 그러자 "뭐라고 물으면서?"라고 물었고, A씨는 "그 당시 그런 일 있었느냐, 서류가 있느냐, 그런 사실 있었는지만 확인해 달라, 없었다면 없었다고 하고, 이랬던 것으로"이라며 감찰의 질문 내용을 전했다.
안 국장이 이에 "그런 사실 있었잖아요?"라고 말하자, A씨는 "보기는 본 것 같은데...조사하고 관계없는 거라서. 그런 일 있다는 건 서류에 있는 건 봤는데 지금 와서 얘기할 게 있나"라고 답했다.
안 국장이 이에 "내가 그걸 봤어, 보고 그 지시 내렸죠. 본질과는 관계없는 일이고 밖에서 하면 시끄러우니까. 나는 서류를 봤어요. 내 판단 맞았어요. 공무원은 개입되면 안 된다는. 그 서류는 1990년대에 만든 거고 우리 조사는 2007년"이라고 말하자, A씨 "그러니까…"라며 "전표는, 전표는 찾았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어 "(그 전표가) 있다고 하는 건 우리가 얘기 안 했으니까. 한 명이라도 더 아는 건 안 좋으니까. 직원들은 다 봤지. 그러니 보고됐지"라며 세무조사를 나왔던 직원들이 문제의 전표를 봤음을 밝혔다.
A씨는 그러나 <신동아>와 인터뷰에선 "2009년 9월 안 국장을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은 있지만 2007년 포스코건설 세무조사 당시 '강남 도곡동 땅 실소유주'가 적힌 서류를 본 적이 없다"며 자신의 발언을 전면 부인했다.
이 녹취록은 그동안 안 국장이 일관되게 도곡동 땅이 이명박 대통령 땅이란 전표를 봤다고 주장해온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어서, 그 파문을 예고했다.
안 국장은 앞서 구속 전에 주호영 특임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 내용은 당시 대구청이 실시하였던 정기 세무조사의 본질과 관련이 없고, 또 공무원이 공무상 취득한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경우 엄청난 정치적 풍파가 일어날 것으로 판단해 담당직원들에게 철저한 보안유지를 지시했다"며 "이 일은 결과적으로 당시 대선을 앞두고 있던 지금의 VIP(이명박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문제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도곡동땅 의혹을 둘러싼 야당들의 공세가 재개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안 국장과 A씨간 대화 녹음.
안원구 국장 "포스코와는 인연이 많잖아요."
A씨 "조사기획…."
안원구 "그것 때문에 연말에 식겁했지."
A씨 "그때 고생 많이 했는데."
안원구 "그 뒤에는 별 문제 없잖아요."
A씨 "어떻게 지내는지…."
안원구 "지금 ○○○(국세청 고위간부)와 계속 갈등하면서…. 전번에 감찰에서 왔나요?"
A씨 "'포스코 조사하면서 뭐 봤느냐?'고 그래요."
안원구 "뭐라고 물으면서?"
A씨 "그 당시 그런 일 있었느냐, 서류가 있느냐, 그런 사실 있었는지만 확인해 달라. 없었다면 없었다고 하고, 이랬던 것으로."
안원구 "그런 사실 있었잖아요."
A씨 "보기는 본 것 같은데…. 조사하고 관계없는 거라서. 그런 일 있다는 건 서류에 있는 건 봤는데 지금 와서 얘기할 게 있나."
안원구 "내가 그걸 봤어. 보고 그 지시 내렸죠. 본질과는 관계없는 일이고 밖에서 하면 시끄러우니까. 나는 서류를 봤어요. 내 판단 맞았어요. 공무원은 개입되면 안 된다는. 그 서류는 1990년대에 만든 거고 우리 조사는 2007년."
A씨 "그러니까…."
안원구 "조사 연도(와)는 관계없이 끼어들어왔다. 왜 남게 됐는지."
A씨 "전표는, 전표는 찾았던 모양."
안원구 "○○○은 모르겠다고 하고."
A씨 "(그 서류가) 있다고 하는 건 우리가 얘기 안 했으니까. 한 명이라도 더 아는 건 안 좋으니까. 직원들은 다 봤지. 그러니 보고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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