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정운찬 한심하다. 총장 지냈다는 사람이..."
"포스텍도 대학원생이 부족해서 고민인데..."
이상돈 "포스텍도 대학원생 부족해서 고민인데..."
이상돈 교수는 9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세종시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결정된 것으로, 정치권 어느 누구도 그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사정을 무시하고 마치 원점에 서 있는 것처럼 논의하는 것은 자체가 무책임한 일"이라며 "어차피 논의가 되어서 상당히 공사가 진행되어 있다는 현실을 전제하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화살을 정운찬 총리에게 돌려 "청와대 의중을 대변하는 정운찬 총리는 행정부처 이전을 백지화하고 다른 것을 보낸다고 하는데, 정부가 자기 의지대로 보낼 수 있는 것이 정부 부처 외에 다른 무엇이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대학총장을 지낸 사람이 건물이나 짓고 돈을 퍼서 부으면 대학이 생겨나는 것으로 말하는 것부터가 한심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구체적으로 "서울대학교가 제2 공대를 따로 세운다는 이야기도 그렇다"며 "포스텍(포항공대)의 경우도 대학원생이 부족해서 고민인 것이 요즘 우리나라의 현실인데, 국민세금으로 중국 유학생들을 받아서 가르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라고 힐난했다.
그는 이어 "기업을 내려 보낸다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세종시로 내려가는 기업에게는 세금을 우대하는 등 인센티브를 준다고 하는데, 이런 특혜는 보조금을 금지하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반되는 면이 있다. 무엇보다 특정기업에 세금을 면제하면 그것은 결국 일반 국민들이 세금을 더 내서 메우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 정권의 기본철학은 수도권이라고 해서 역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기업에게 세종시로 내려가라고 강요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혁신 도시로 공기업을 내려 보내는 것은 주저하면서 세금을 축내면서 민간기업을 세종시로 내려 보내는 것은 또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정부여당, 분권형 대통령제 하자고 주장하면서..."
이 교수는 나름의 세종시 해법과 관련, "문제는 물론 행정부처가 서울과 과천, 그리고 세종시로 분리되면 불편하다는 것"이라며 "물론 불편한 점도 적지 않겠지만, 이만큼 진행된 것을 다시 논의해서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기보다는 그러한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한층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국무총리가 통할하는 데 무리가 없는 사회부처(과학기술, 국토, 환경 등)와 정치권력과 분리가 되어야 할 청(廳) 단위 부처를 세종시로 보내는 식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정도의 소폭 조정에 반대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이라며 "그렇게 되면, 청와대가 매사에 일일이 간여하는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의 문제를 해소하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얼마 전 국회의장과 몇몇 여당의원들이 분권형 대통령제를 위해 개헌을 하자고 주장했는데, 분권형 대통령제는 하자면서 행정수도 건설에는 반대하는 이유가 무언지도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종시 문제야말로 현 정권이 좋아하는 ‘실용주의’로 접근할 사항이다. 그런데, 현 정권은 그것을 ‘정치문제’로 만들어 버렸다. ‘정치를 모르는 정권’이 공연히 정치안건을 더 만들어서 나라를 뒤집어 놓은 형상"이라며 "현 정부가 자신들의 양심상(?) 도저히 행정부처를 내려 보내지 못하겠다면, 세종시 문제 자체를 차기 정권에 넘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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