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박기성,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박기성의 "노동 3권 헌법에서 빼야" 발언 파문 확산
박기성 "내가 알기론 헌법에 규정한 나라 없어"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17일 노동연구원에 대한 국정 정무위의 지난해 세입·세출 결산 심의에 출석한 박기성 원장에게 “사석에서 노동 3권을 헌법에서 빼는 게 소신이라고 말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박 원장은 “사석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저는 그게 소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박선숙 민주당 의원 등이 “헌법을 부정한 망발”이라고 질타하자, 박 원장은 “내가 알기로 OECD 국가 중에서 헌법에 노동 3권을 규정한 나라는 없다. 법률에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맞받았다. 그러나 박 원장 주장과는 달리 일본, 독일, 스웨덴 등에는 헌법에 노동3권이 보장돼 있다.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이 이에 “헌법이 보장한 것과 법률이 보장한 차이가 뭐냐”고 묻자, 박 원장은 “헌법이 보장하니까 다른 법보다 과도하게 적용한다”며 "개헌을 하면 (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박 원장을 질타하며 사퇴를 촉구했고, 한나라당의 이사철 의원조차 “교수를 한 사람이 그런 엉뚱한 소리를 할 수 있느냐. 이명박 정부를 대표하니 말을 조심하라”고 꾸짖었다.
그러나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재직 당시 뉴라이트 일선에 나서면서 "노조 동의 없이도 임금 삭감이 가능하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한다", "퇴직금을 없애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펴온 그는 끝내 고개를 굽히지 않았다.
야당들 "박기성,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야당들은 18일 일제히 박 원장을 질타하는 논평을 발표하며 박 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박 원장을 가리켜 "이 분은 처음에 노동연구원장으로 임명될 때부터 대표적인 반노동계 인사가 어찌 노동연구원장을 맡을 수 있느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분"이라며 "이제 본색을 드러내서 노동자에게 노동3권을 보장해선 안 된다는 참으로 해괴망측한 발상을 공공연하게 소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즉각 경질을 촉구했다.
백성균 민주노동당 부대변인도 "이는 전태일 열사가 청계천 골목길에서 온몸에 불을 붙이고 노동자의 권리를 외치며 한 줌 재가 된 노동운동의 역사를 짓밟는 천인공노할 발언"이라며 "지금 즉각 노동연구원장직에서 사퇴하여 그저 그 소신대로 뉴라이트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이지안 진보신당 부대변인도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스웨덴, 독일, 일본 등 자국 헌법에 노동권이 엄연히 명시된 나라들을 무색케 했다"며 "노동연구원장으로서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사실을 정말 모르고 한 말이라면, 직무유기로 봐도 무방할 무식의 극치 아닌가"라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도 박 원장 발언을 용납할 수 없는 망언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그의 경질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은 급속 확산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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