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충격적 타계
심장마비로 돌연사, '민족 혼' 일깨워온 풍운아
조씨의 부인 이모(44)씨는 이날 오전 11시32분께 전남 해남군 계곡면 법곡리 자택 현관에 조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 119에 신고했다.
조씨는 구급대원 도착 당시 심장마비 증세를 보여 해남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12시45분께 끝내 사망했다.
조씨는 내년에 2차 대한해협 횡단에 도전하기로 하고 제주도에 캠프를 차려놓고 준비하다가 1주일 전부터 자택에 머물러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혼자서 바다에서 수영을 배운 그는 일본선수들이 아시아 수영계를 지배하고 있던 지난 1970년 제6회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400m, 1500m에서 한국 선수로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 전 국민을 감격에 몰아넣으며 극일의 자신감을 심어준 한국의 영웅이었다.
그는 이어 4년 뒤인 1974년 제7회 아시안게임에서도 자유형 400m, 1500m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하고 200m에서도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수영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겼었다.
그는 그후 일본의 독도 도발이 있을 때마다 독도 횡단, 대한해협 횡단 등을 통해 한국인의 자긍심과 민족 혼을 일깨워온 선도자적 역할을 했으며, 평소 걸죽한 입담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
그는 최근 한국 수영사의 새로운 역사를 연 후배 박태환이 저조한 모습을 보이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부터는 박태환이 스무살이니까 자기 스스로 개척해야 된다"며 "지금까지는 코치지만 지금은 자기 자신이 코치가 되어야 된다. 자기 스스로 바꿔야지 남에 의지한다든가 생수 물이 안 맞아서 서울서 공수해 온다든가 이런 것은 그런 정신상태는 없어져야 된다"고 박태환의 안이한 정신상태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조금 너무 지나치게 방송에 노출되지 않았나"라며 "스님은 절에 있어야 되는데 백화점 쇼윈도에서 스님 보면 이상하겠죠?"라며 과도한 방송 출연 등 박태환의 일탈을 꾸짖었다.
그는 일각의 수영복 타령에 대해서도 "우리 때는 삼각만 입고 했는데... 수영복 그것은 미미하다"며 "1/100초 차이라면 수영복 그거 얘기가 나오겠지만 1초, 2초, 3초, 4초, 5초 이렇게 차이난다면 수영복 타령할 그런 입장이 못 된다"며 박태환의 기록 후퇴는 박태환의 연습 부족 때문임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지금 이제 스무살밖에 안 됐으니까 지금 이번 로마대회로서 박태환을 평가한다는 것은 힘들겠다"며 "한번 기회가 또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박태환이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박태환이 앞서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는 "나는 아시아 벽밖에 못 뚫었는데 세계 벽을 후배가 뚫어 줘서 마음이 울렁울렁하다"며 "박태환 선수는 물을 탈 줄을 알고 있다. 물하고 친구가 됐다는 얘기"라고 극찬했었다.
그의 조언은 급작스런 사망으로 박태환에 남긴 유언이 돼 버렸다. 후배 박태환이 대선배의 유훈을 뼈저리게 새겨, 다시 환골탈태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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