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009회계연도 재정적자가 마침내 1조달러를 넘어섰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2009회계연도의 재정수지 적자가 올해 6월말 현재 1조860억달러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적자규모가 1조달러를 돌파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러한 적자규모는 2008회계연도의 같은 적자액 2천859억달러의 3.8배에 달하는 것이다.

6월 한달간 재정적자는 943억달러를 나타내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970억달러를 약간 밑돌았지만 작년 같은 달의 336억달러 흑자에 비해서는 훨씬 악화된 것이다. 특히 6월 한달 실적으로는 1991년 이후 적자규모가 최대를 기록했다.

미 백악관의 예산관리국(OMB)은 2009회계연도의 재정적자가 1조8천41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은 경기부양 예산의 집행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공적자금 투입이 계속되는데 반해 경기침체로 인해 법인세와 개인소득세 등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법인세는 1천19억달러가 걷혀 전년 동기의 2천365억달러에 비해 57%나 급감했으며, 개인소득세는 8천778억달러에서 6천855억달러로 22% 감소했다.

특히 미국의 총채무가 11조5천억달러에 달하면서 이 기간에 이자만 3천207억달러가 지급돼 재정적자를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정적자가 이처럼 급증함에 따라 앞으로 달러화의 가치하락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점증할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라 실세 금리의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막대한 재정투입을 전제로 한 건강보험 시스템의 개혁 작업을 비롯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각종 정책추진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는 2009회계연도가 앞으로 석달 남짓 남았지만 예상 세수 규모는 현저히 줄어드는데 반해 대규모 재정집행 계획이 잡혀 있어 이번 회계연도의 적자규모가 1조8천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재무부는 전체 재정지출 규모가 4조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정수입은 2조1천60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2010회계연도에는 재정지출이 3조5천900억달러로 축소되는데 비해 세수는 2조3천300억달러로 늘어 재정적자가 1조2천60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