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가 다시 침체국면에 빠져들 것이란 '더블 딥' 공포가 급속 확산되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200.72포인트(2.35%) 급락한 8,339.01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 20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S&P500 지수는 28.16포인트(3.06%) 하락한 893.07로 마감됐다. 이는 연초보다도 낮아진 수치다.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61.28포인트(3.35%) 떨어진 1,766.19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 급락은 금융, 에너지, 소재 등 지난 3월 중순부터 주가 상승을 이끌어온 경기민감주가 주도했다.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또다시 대폭 하향조정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3월 전망했던 -1.75%에서 -2.9%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세계은행은 특히 올해 글로벌 교역 감소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6.1%보다 더 큰 9.7%에 달하며 각국의 경기위축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이에 따라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당초 -2.4%에서 -3%로, 일본은 -5.3%에서 -6.8%로, 유로지역은 -2.7%에서 -4.5%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한국에 대해선 종전 전망치 -3%~-3.5%를 유지했다.

세계은행의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 -1.3%보다 더 비관적인 것이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유가와 장기금리 상승, 대규모 재정적자 등이 미국경제에 부정적인 충격을 줄 것"이라며 "이에 따라 미국경제가 '더블딥'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몇개월내에 미국 실업률이 11%에 달하고, 유럽 실업률도 10%선에 진입하면서 주식시장도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증시의 변동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시카고선물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 세칭 '공포지수'도 급등세를 보이며 장중 30을 넘어섰다. 이는 향후 30일간 주가가 30%나 급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통상 지수가 30을 넘으면 약세장의 시그널로 해석된다.

지난 3월부터 미국을 비롯해 세계증시 급등을 주도해온 유동성 장세의 허상이 드러나면서 다시 비관론과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한 양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