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국무총리가 17일 4대강 정비사업으로 촉발된 한반도 대운하 재추진 논란과 관련, 즉답을 회피해 정부가 대운하를 완전 포기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대운하를 재추진 할 것이냐”는 이용섭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여론조사를 해봐야 알겠다”며 애매한 답변만 내놨다.

한 총리가 거듭 “4대강 살리기 사업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이지, 대운하와 연계하지는 않겠다”는 답변을 내놓자, 이용섭 의원은 “말을 돌리지 말라. 재추진 의사가 있는 것이냐, 없는 것이냐”고 거듭 추궁했다.

한 총리는 이에 “말을 돌리는 게 아니라 4대강 사업을 대운하와 연계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내가 말하는 것을 유추하면 정부가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이것으로 답변을 갈음해 달라”고 다소 황당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이 의원과 한 총리는 수차례에 걸쳐 같은 질문과 대답을 번복했고,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답변을 제대로 하라”며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이 의원은 결국 “총리는 무엇이 두려워 답변을 제대로 못하나”라며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의 마음이냐”고 비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