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육우 농민들이 23일 전국 각지의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젖소 가격 폭락과 관련해 정부의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한국낙농육우협회가 22일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전 40만∼50만 원대에 거래되던 젖소 송아지의 가격은 최근 3만 원대 이하로 하락했다.

600㎏짜리 육우를 생산하려면 380만 원이 들어가는데 판매 수익은 280만 원까지 떨어지자 육우 농민들이 송아지를 사들이는 것을 아예 포기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실제 젖소 송아지 가격이 최근 3만∼10만 원 수준까지 폭락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료 값이 크게 오른 데다 경기 침체로 쇠고기 수요가 줄면서 육우 가격이 떨어지자 그 여파로 육우 농가가 젖소 송아지를 사들이는 것을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산지 표시가 강화되면서 일부 육우가 한우로 둔갑 판매되던 일도 줄었다"며 "다만 지난해와 올해 수입 쇠고기 양이 크게 다르지 않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육우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농민들은 이에 따라 사료 값 폭등과 미 쇠고기 수입 재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젖소 송아지 값마저 폭락해 대량 폐업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대책 수립을 촉구할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수입육과 경쟁하며 완충 역할을 했던 육우 시장이 사라져 수입육의 국내 시장 잠식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낙농육우 사업의 붕괴를 막고 국내 쇠고기 자원 보호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내년 3∼4월이면 사료값이 떨어져 육우 농가의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며 "농가들의 요청대로 군납 확대, 판로 확보 등을 위해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