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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가 국민에게 드리는 글]

"종교편향은 불교계만의 일 아닌, 대한민국의 문제"

27일 오후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을 비판하는 범불교도대회를 주최하는 봉행위원회 등 불교계는 대회에 앞서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이들은 글을 통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직자의 종교차별과 불교폄훼로 인하여 종교평화가 깨어지고 있다"며 "이는 자신의 종교만 옳고 남의 종교는 사탄이라는 독선적인 신앙관을 가진 소수의 행동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하지만 우리 불교인들이 감내할 수 없는 것은 위로는 청와대에서부터 아래로는 동사무소와 어린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이르기까지, 공직자들의 종교차별행위가 관행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불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정체, 대한민국 헌법의 문제이며, 납세와 국방의 의무를 균등히 지고 있는 국민의 권리에 관한 문제"라며 범불교도대회의 불가피성을 밝혔다.

다음은 주최측이 발표한 '국민에게 드리는 글' 전문.

국민에게 드리는 글

존경하는 대한민국 국민여러분!

먼저, 금일 대회로 인하여 불편을 겪을 서울시민과 불교에 대한 애정으로 늘 걱정해 주시는 국민여러분께 머리 숙여 이해를 구합니다.

불교는 이 땅에 전래된 이래 1,700년 동안 민족의 흥망성쇠와 함께 해왔습니다. 삼국과 고려시대에는 국가를 통일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철학의 근간이 되었으며, 찬란한 민족문화를 꽃피워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명성을 떨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외세의 침략으로 국토가 초토화되고 백성이 도탄에 빠졌을 때에는 분연히 일어나 위기에 빠진 나라를 건져내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런 오랜 전통으로 조선왕조 500년 동안의 핍박 속에서도 불교는 더더욱 우리 민족 속에 깊이 뿌리내리며, 오늘날 자랑스러운 민족 정신문화의 원형질이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직자의 종교차별과 불교폄훼로 인하여 종교평화가 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종교만 옳고 남의 종교는 사탄이라는 독선적인 신앙관을 가진 소수의 행동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우리 불교인들이 감내할 수 없는 것은 위로는 청와대에서부터 아래로는 동사무소와 어린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이르기까지, 공직자들의 종교차별행위가 관행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불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정체, 대한민국 헌법의 문제이며, 납세와 국방의 의무를 균등히 지고 있는 국민의 권리에 관한 문제입니다.

공무원의 공직수행에는 지역도, 계층도, 종교도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취임 직후 보란 듯이 공무처소인 청와대에서 예배를 올렸고, 청와대 경호차장이 ‘정부복음화는 나의 꿈’이라고 했습니다. 청와대가 이러니 동사무소에서는 알아서 십자가를 걸어야 할 판입니다. 그래서 우리 불자들은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와 확고한 종교차별 방지대책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종교간 갈등과 대립은 민족적 불행을 낳을 것입니다. 우리는 종교간 평화를 깨는 그 어떤 행위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입법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불교인이 나섰습니다.

국민여러분!

오늘 범불교도대회는 종교화합과 국민통합을 위한 불교인의 실천을 알리는 자리입니다. 우리 불교인이 그동안 제대로 하지 못한 사회적 역할을 자각하고 참회하는 장입니다. 그리고 사회적 고통과 민족의 장래를 위한 논의와 실천에 적극 나서고자 하는 결심의 마당입니다.

종교평화는 우리사회 소중한 가치입니다. 모든 종교인, 국민 여러분의 지혜와 힘이 필요합니다. 한국불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편달을 부탁드리며 여러분의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불기2552(단기4341)년 8월27일
헌법파괴ㆍ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 참가자 일동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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