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촛불집회' 추운 날씨에도 5천여명 참석
<현장> 주최측, 정부 고시 앞둔 14일 대규모 집회
수도권 집중으로 진행된 서울 청계광장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5천여명(경찰 추산)의 직장인, 가족단위 참가자, 학생, 시민단체 회원들이 모여 전날과 마찬가지로 촛불을 들었다.
최근 일선 학교들의 지도, 단속의 여파 탓인지 학생들의 참여는 눈에 띄게 줄었지만 문화제가 진행될수록 아이들을 데리고 온 주부모임, 가족단위 참가자들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광화문 촛불문화제, 시민들의 열띤 자유발언 이어져
이날 촛불문화제는 전날 주최측인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긴급대책회의'가 상당 부분 행사를 이끈 것과 달리 2시간 30분 내내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채워졌다.
단상 뒤에는 50여명의 시민들이 자유발언을 위해 줄 지어 섰고 지난 행사들과는 달리 자신에게 주어진 발언 시간에 미리 준비한 짤막한 공연을 펼치는 등 내용도 다양해졌다.
전북에서 올라왔다는 고교생 4명은 젖소 복장을 하고 올라와 '광우쏭'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고 대학생들은 패러디 개그공연으로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들은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 등 보수언론들에 대한 질타의 강도를 한층 높여갔다.
가정의학전문의인 홍승권 서울대 의대 교수는 단상에 올라 "시민들의 광우병 걱정은 너무나 타당하다. 감기는 손만 씻으면 안 걸릴 수 있지만 광우병은 그런 게 아니다”라며 "15일 정부가 고시를 못하도록 일어서고 그래도 안되면 국회가 이명박을 탄핵하게 하자. 탄핵이 안된다면 6월 재보선에서 본떼를 보여주자"고 말했다.
"더 많은 촛불로 15일 정부 고시 막아내자"
대학생 이은지(23)씨는 "정부가 15일 고시를 강행하면 미친 소가 우리들의 밥상을 짓밟게된다. 언제 어디서 우리 아이들이 광우병 소고기를 먹을 지 모르는 상황이 온다"며 "14일 집회에 고시 강행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조아라(23)씨는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인 막내동생이 광우병 쇠고기를 먹을지도 모르는 협상을 진행하는게 말이 되나"라고 말하다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단상에 오른 한 여고생은 “조중동이 제대로 된 보수신문이라면 나라를 사랑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이들은 나라 걱정도 안하는 신문들”이라며 “이 신문들은 동네 피자집 전단지보다 못한 600원짜리 찌라시”라고 주장했다.
경기도에서 올라왔다는 여고생은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건물을 가리키며 "난 기자가 꿈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지 않는 훌륭한 기자가 되겠다"고 말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촛불문화제 행사장 옆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조중동에게 할 말 있다'는 대형 펼침막을 펼쳐놓고 시민들이 직접 하고 싶은 말을 적게했다.
"조중동, 아이들의 눈과 귀와 입이 두렵지 않나"
시민들은 '아이들의 눈과 귀와 입이 두렵지 않나', '조중동 퇴출, 진실의 목소리를 들어라', '영원한 어둠의 권력 조중동!, 이제 촛불로 그 검은 내막을 밝히자' 등 수 백개의 글귀를 적어 넣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도 행사장 옆에 탁자를 마련하고 시민들로부터 '한미FTA 비준거부, 이명박 정권규탄 국민선언 운동'의 일환으로 청와대에 보내는 시민들의 메시지를 모았다.
촛불문화제는 오후 9시 30분께 별다른 충돌없이 마무리됐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행사장을 말끔히 치운 후 자진해산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오는 13일 다시 청계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이어가며 정부의 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고시 하루 전인 14일에는 전국 집중 대규모 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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