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문건 "한국인 유전자, 광우병에 취약"
강기갑 의원 폭로, 정부여당 거짓말 해명 드러나 파문 확산
정부여당은 최근 한국인이 유전적으로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강변했었다. 정부의 신뢰가 또다시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심각한 상황이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림부가 지난해 9월 작성한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의 대비 전문가 회의> 자료 및 결과보고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골수의 위험성과 뼈를 고아 먹는 우리의 식문화, 인간광우병(vCJD)에 '유전적으로 민감한 우리 민족의 유전적 특성'을 고려할 때 사골, 골반뼈, 꼬리뼈 등 살코기를 제거한 상태의 뼈 수입금지 검토"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문건은 또 "한국민의 vCJD 감수성이 높은 유전적 특성을 고려할 때 소의 나이와 관계없이 모든 SRM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거듭 한국인이 유전적으로 광우병에 취약함을 지적했다.
문건은 따라서 "미국산 쇠고기에서 갈비뼈 및 등뼈 검출 등 수입위생 조건 위반사례 등을 감안할 때 미국 작업장에서 내장의 SRM 회장원외부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전하게 내장 전체를 수입금지하고 국내 수입검역과정에서 전수검사가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문건은 또 미국의 검역실태에 대해서도 "미국내에서 자연 폐사소가 연간 100만두에 달한다고 알려졌는 데 연간 4만두 정도만 검사해 미국의 광우병 예방조사가 완전히 대표성을 갖지 않는다. 광우병 발생시 추적조사도 미흡하고 정상 소에 대해서는 검사를 하지 않아 식품안전을 도외시하고 있다"면서 "미국 도축장의 경우 30개월 이상 소와 미만 소의 도축라인이 분리되지 않아 30개월 이상 소에 대한 전용 절단톱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광우병) 교차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허술한 검역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건은 이에 따라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소의 광우병에 대한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못했고 추가 광우병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30개월 미만으로 연령제한을 두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강 의원은 이같은 문건을 공개한 뒤 "문건에는 2005년 5월 이후 발표된 광우병 관련 연구논문 9건에 대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검토한 결과를 한국측 입장을 관철시킬 수 있게 활용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개정협의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돼 있다"며 "이를 통해 광우병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없어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을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정부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정부 협상방침이 이번 협상에서 대폭 후퇴한 것은 정치적 판단으로 변경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면서 "지난 1월 농림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을 검토해봤을 때도 이번 협상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을 위해 다 내줬다는 것을 추정케 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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