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가입, 쇠고기 수입... 美요구 봇물
이명박 방미때 확답 요구 전망, '실용외교' 시험대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미국측 주문이 봇물 터진 분위기다. 미사일방어체제(MD) 가입, 쇠고기 전면 수입 개방 등 각종 압력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美 "한국 쇠고기 시장 완전개방 안하면 한미FTA 통과 불가능"
카를로스 쿠티에레즈 미 상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 윌라드호텔에서 열린 미주 한인의 날 기념식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쇠고기는 안전하다"며 "의회 지도자들도 한국이 쇠고기 시장을 다시 완전히 개방하기 전까지는 FTA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며 쇠고기의 연령, 부위를 가리지 않는 전면적 개방을 압박했다.
쿠티에레즈 장관은 이어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이명박 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에도 이런 FTA에 대한 협력이 계속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이 당선인을 압박했다.
쿠티에레즈 장관의 이같은 쇠고기 시장 압박은 미국 민주당의 유력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나 버락 오바마 모두 한미FTA에 반대하면서 미국 대선이 있는 올해 미 의회에서 한미FTA 비준이 힘들어진 데 따른 초조감의 발로로 해석되고 있다.
이 당선인이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 등 미국 여야를 만족시킬 정도로 화끈한 선물을 해야 미 의회에서 한미FTA 통과가 가능하다는 주장인 셈.
빅터 차 "한국, MD-PSI 전면 가입해야"
지난해까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맡았던 부시 대통령 최측근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11일 <조선일보>에 기초한 '외교정책 희망사항'이란 글을 통해 이명박 당선자에게 조목조목 미국의 요구를 전했다.
그는 "이 당선자는 아주 기본적인 몇 가지 조치만으로도 극적으로 새 정부를 당장 차별화할 수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국가안보 사안 세 가지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 좋을 것이다. 즉 반(反)테러리즘과 미사일 방어(MD), 그리고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이라고 세가지의 즉각 수용을 요구했다.
그는 우선 첫번째 반테리즘과 관련, "당선자의 미국 첫 방문지가 백악관이나 대통령 전용 별장이 아닌 쌍둥이 빌딩 붕괴 현장인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라면 어떨까"라 테러현장 방문을 제언한 뒤, "이것은 9·11이후 달라진 미국의 마음가짐에 대한 강력한 존중의 표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번째 MD와 관련해선 "과거처럼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지역 미사일 방어 구상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면 미국으로부터 호의를 잃게 되고, 중국(또는 북한)으로부터 실제적, 전략적 이득도 얻을 수 없다"며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가입을 거부한 MD 구축에 가입할 것을 압박했다.
그는 세번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에 관련해선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노무현 정부의 PSI '부분 참여' 결정은 미국에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었다"며 노무현대통령을 비난한 뒤, "미국은 남한이 공격 당했을 때 방어할 것이지만, 핵분열 물질이나 핵무기의 테러 집단으로의 확산에 대해서는 미국 혼자의 힘으로는 방어할 수가 없다. 노무현이 정말 실패했던 것을, 이명박은 현재 70여 개국이 참여한 체제에 가입함으로써 되돌릴 수가 있다"며 즉각적 PSI 전면가입을 촉구했다.
그는 여기에 첨언해 "마지막으로 이 당선자는 한미 FTA 비준을 놓고 미국 의회와 대면하기 위해 워싱턴에 직접 가야 한다"며 "이 당선자는 한미FTA가 미국 정치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서비스 부문에 대한 한국의 새로운 개방에도 유리하다는 것을 미 의회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이 당선자가 한미FTA에 반대하는 의회 설득을 위해 직접 나설 것을 주문했다. 앞의 쿠티에레즈 상무장관과 마찬가지로, 이 당선자가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 자동차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미 의회를 설득해달라는 주문인 셈이다.
이명박, 방미때 '한미 신동맹선언' 추진
이에 대해 이명박 당선인측은 오는 3월 예정된 방미에서 부시 미대통령과 ‘21세기 한·미 신동맹선언’을 추진하는 등 미국측 요구를 최대한 전향적으로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5천명의 평화유지군을 상시 운영하며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를 확대하고 해상 수송로 보호를 위한 해상 합동군사훈련 참가 등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관심사는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 MD 가입 등에 대한 이 당선자의 대응이다.
쇠고기 전면 수입은 농민 및 시민사회단체 등의 전면적 저항이 불을 보듯 뻔한 사안이다. 총선을 앞두고 악재가 될 소지가 크고 농촌경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MD 가입은 미국무기 구입에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는 동시에, 중국-북한의 강력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여러 차례 이 당선인에 대해 탐탐치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중국은 이를 계기로 '경제적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중국은 한국기업에서 더이상 얻을 게 없다는 판단아래 첨단기술을 보유한 일본기업들과 거래를 확대하려는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용외교'를 천명한 이 당선자가 곧 직면할 외교적 도전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美 "한국 쇠고기 시장 완전개방 안하면 한미FTA 통과 불가능"
카를로스 쿠티에레즈 미 상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 윌라드호텔에서 열린 미주 한인의 날 기념식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쇠고기는 안전하다"며 "의회 지도자들도 한국이 쇠고기 시장을 다시 완전히 개방하기 전까지는 FTA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며 쇠고기의 연령, 부위를 가리지 않는 전면적 개방을 압박했다.
쿠티에레즈 장관은 이어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이명박 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에도 이런 FTA에 대한 협력이 계속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이 당선인을 압박했다.
쿠티에레즈 장관의 이같은 쇠고기 시장 압박은 미국 민주당의 유력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나 버락 오바마 모두 한미FTA에 반대하면서 미국 대선이 있는 올해 미 의회에서 한미FTA 비준이 힘들어진 데 따른 초조감의 발로로 해석되고 있다.
이 당선인이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 등 미국 여야를 만족시킬 정도로 화끈한 선물을 해야 미 의회에서 한미FTA 통과가 가능하다는 주장인 셈.
빅터 차 "한국, MD-PSI 전면 가입해야"
지난해까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맡았던 부시 대통령 최측근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11일 <조선일보>에 기초한 '외교정책 희망사항'이란 글을 통해 이명박 당선자에게 조목조목 미국의 요구를 전했다.
그는 "이 당선자는 아주 기본적인 몇 가지 조치만으로도 극적으로 새 정부를 당장 차별화할 수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국가안보 사안 세 가지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 좋을 것이다. 즉 반(反)테러리즘과 미사일 방어(MD), 그리고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이라고 세가지의 즉각 수용을 요구했다.
그는 우선 첫번째 반테리즘과 관련, "당선자의 미국 첫 방문지가 백악관이나 대통령 전용 별장이 아닌 쌍둥이 빌딩 붕괴 현장인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라면 어떨까"라 테러현장 방문을 제언한 뒤, "이것은 9·11이후 달라진 미국의 마음가짐에 대한 강력한 존중의 표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번째 MD와 관련해선 "과거처럼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지역 미사일 방어 구상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면 미국으로부터 호의를 잃게 되고, 중국(또는 북한)으로부터 실제적, 전략적 이득도 얻을 수 없다"며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가입을 거부한 MD 구축에 가입할 것을 압박했다.
그는 세번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에 관련해선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노무현 정부의 PSI '부분 참여' 결정은 미국에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었다"며 노무현대통령을 비난한 뒤, "미국은 남한이 공격 당했을 때 방어할 것이지만, 핵분열 물질이나 핵무기의 테러 집단으로의 확산에 대해서는 미국 혼자의 힘으로는 방어할 수가 없다. 노무현이 정말 실패했던 것을, 이명박은 현재 70여 개국이 참여한 체제에 가입함으로써 되돌릴 수가 있다"며 즉각적 PSI 전면가입을 촉구했다.
그는 여기에 첨언해 "마지막으로 이 당선자는 한미 FTA 비준을 놓고 미국 의회와 대면하기 위해 워싱턴에 직접 가야 한다"며 "이 당선자는 한미FTA가 미국 정치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서비스 부문에 대한 한국의 새로운 개방에도 유리하다는 것을 미 의회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이 당선자가 한미FTA에 반대하는 의회 설득을 위해 직접 나설 것을 주문했다. 앞의 쿠티에레즈 상무장관과 마찬가지로, 이 당선자가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 자동차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미 의회를 설득해달라는 주문인 셈이다.
이명박, 방미때 '한미 신동맹선언' 추진
이에 대해 이명박 당선인측은 오는 3월 예정된 방미에서 부시 미대통령과 ‘21세기 한·미 신동맹선언’을 추진하는 등 미국측 요구를 최대한 전향적으로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5천명의 평화유지군을 상시 운영하며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를 확대하고 해상 수송로 보호를 위한 해상 합동군사훈련 참가 등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관심사는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 MD 가입 등에 대한 이 당선자의 대응이다.
쇠고기 전면 수입은 농민 및 시민사회단체 등의 전면적 저항이 불을 보듯 뻔한 사안이다. 총선을 앞두고 악재가 될 소지가 크고 농촌경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MD 가입은 미국무기 구입에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는 동시에, 중국-북한의 강력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여러 차례 이 당선인에 대해 탐탐치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중국은 이를 계기로 '경제적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중국은 한국기업에서 더이상 얻을 게 없다는 판단아래 첨단기술을 보유한 일본기업들과 거래를 확대하려는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용외교'를 천명한 이 당선자가 곧 직면할 외교적 도전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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