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노동자 유서 추가공개. "구속자 풀어달라"

"정당한 노조활동, 尹독재정치 제물 됐다"

2023-05-03 12: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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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해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모(50)씨가 남긴 추가 유서 내용이 3일 일부 공개됐다.

지난 1일 양씨 차량에서 기존에 발견된 유서 외에 밀봉된 유서 3부를 추가로 발견했고, 각각의 수신인은 가족, 노조, 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 등 야당이었다.

이에 각 당 관계자와 유가족은 3일 오전 10시께 강릉경찰서에서 유서를 열람한 뒤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유서 분량은 길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하면 본인은 돌에 맞아 죽는다고 했다. 하지만 먹고 살려고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 억울하고 창피하다. 정당한 노조 활동을 한 것뿐인데 윤석열 검사 독재정치의 제물이 되어 지지율을 올리는 데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고, 또 죄없이 구속되어야 한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님들, 간곡히 부탁드린다. 무고하게 구속된 분들을 제발 풀어달라. 진짜 나쁜 짓하는 놈들이 많다. 그놈들 잡아들이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달라"며 "저의 하찮은 목숨으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아마 국민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했다.

고인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둔 지난 1일 오전 9시 35분께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몸에 휘발성 물질을 끼얹은 뒤 불을 붙였고, 곧바로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인 2일 오후 1시 9분께 유명을 달리했다.

고인은 건설노조 강원지부 조합원 2명과 함께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공갈,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은 3명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정의당 위선회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무고한 국민의 희생을 막기위해 제발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려달라는 피로 쓰신 유서"라면서 "정의당은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반드시 저지하겠다. 노동자를 사지로 내몰고 노동조합을 극악무도한 방법으로 탄압하는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윤 대통령 사과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해임, 건설노조 중단을 촉구하며 오는 10일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전면 투쟁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박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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